군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뜨는 도시였던 게 엊그제였다. 불과 3년 전,전국의 234개 기초자치단체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희망의 땅’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군산은 전국에서 가장 암울한 레드존으로 불린다.
정부는 군산과 거제 등을 고용위기 및 산업재난 특별지역으로 선포하고 추경예산 1,063억원을 편성하는 등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원도 지원 나름이거니와 그 것이 무늬로만 지원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그 일을 수행하는 공직자들은 허울 좋은 핑계로 세월만 보내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애달픈 사람들을 따돌림 하는 일을 해서는 안되며, 그것이 의심받을만한 일을 해서도 안된다.
말하자면 전시행정이다. 왜냐하면 이 지역은 이미 정부의 대책에 상실감이 상당한 지경이며, 말만 안했지 폭발 직전이기 때문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정부 지원책이 시행된 시기를 전후한 3월부터 전북신보의 상담 및 보증서 발급 신청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50% 가량 크게 늘어 7월 현재 상담건수가 1,900여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수행할 직원들이 없어서 상담 받는 데에만 몇 번씩 오가고, 보증서 발급에도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진즉부터 들어온 소리였다. 거래 기업이냐 아니냐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럴거면 왜 GM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만들었냐는 민원도 나왔다.
다만 당사자들은 너무나 상실감이 컸기에 전북신보나 담당 직원을 다시 찾지 않았을 뿐이며, 이래 가지고 정부의 의지가 군산시민들의 피부에 닿을까 걱정하던 터였다.
뒤늦게 계약직 두 명을 채용해 배치한다는 소리다. 듣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참담함을 느낀다. 애타는 사람들 진을 빼놓고 슬그머니 계약직원을 들여 논다는 꼴이라니. 이러고도 특별재난지역을 돕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한다는 게 이 모양이니 군산사람을 깔보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커지는 게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일신우일신(日身又日身)’하길 기대한다.
채명룡 / 2018.07.10 18: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