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회원조합이라고 하는 지역 농업협동조합은 농민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출자를 해서 구성된 조직이다.
한마디로 조합원인 농민이 주인인데 일부 조합들은 주객이 전도되어 조합장과 직원이 주인이고, 노조가 주인이고 출자한 농민들은 객이 되었다.
농민들이 출자한 돈으로 구성, 운영되는 조직에 일하면서 거액의 봉급을 받고도 고마운 줄도 모르고 자신들이 주인인양 제멋대로 전횡을 휘두르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책임을 묻은 사람도 없는 조직이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이다.
전국적으로 1천여 개가 넘는 회원조합 가운데 군산지역만 유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 일부 농협에서는 한마디로 썩을 대로 썩어서 대대적인 수술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결될 방법이 없는 곳이 있다.
대야농협의 경우 자치단체의 보조를 받아 RPC(Rice Processing Complex, 미곡종합처리장)현대화 사업을 하면서 엉망으로 진행한 사실이 군산시의 감사에 의해 지적을 받고, 그동안 지원된 보조금을 환수당하고, 앞으로 지원예정이던 사업마저 줄줄이 취소당하는 바람에 1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도 벼 감모율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적용해 10억원 어치 이상의 쌀이 온데간데없이 증발되어도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책임을 묻은 상급 기관도 없다고 하니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러한 일이 벌어진 가운데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내년 초 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수차례 발송하는 행위자체가 조합의 주인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단적인 행태이며 도덕불감증이 아닌가.
아무리 조합원들의 선거에 의해 다수의 득표로 당선되었다고 하여 조합장 마음대로 조합을 좌지우지 이리저리 끌고 다닐 수 있는 것인가 묻고 싶다.
조합은 조합장과 직원들을 위해 구성,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라 조합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기본적인 의식조차 없는 이들이 조합을 맡아 운영한다면 사실 크게 기대할 것도 없지만.
예전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하다가 산업화 시대, ICT시대라 하여 한 때 농업과 농민이 소외되는 시기도 있었지만, 어쨌든 사람은 먹어야 살고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앞으로 식량전쟁도 예상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농협조직의 적폐청산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허 / 2018.12.06 17:4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