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제작현장에서 일류기업을 외치는 김태환 공장장>
국내 유일의 풍력발전기 날개 제작 전문기업
“요즘 뜨고 있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기업이니까 어렵다고 하지만 잘 견뎌야지요. 군산 산업단지의 갈 길이 멀지만 우리 화시의 경우 내일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한 블레이드 전문업체 휴먼컴퍼지트의 김태환 공장장은 “고생은 이제 그만, 훨훨 날아봐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레이드를 제작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인 이 회사는 복합소재를 이용하여 잠수함, 자동차 휠 등 경량화된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특성화된 기업이다. 일감이 없다는 군장 국가산업단지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은 군산공장 현장 직원들의 바쁜 움직임이 도약하는 기업의 오늘을 말해주고 있다.
“재생 에너지 중에서 태양광과 함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풍력발전은 전망이 밝습니다. 다만 사업의 싸이클이 길기에 눈앞에서 확확 달라지는 게 보이지 않아 답답한 면이 있지요. 시간 문제이지 우리 기업의 시황이 우수하다는 건 변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합니다.”
◇ 블레이드 대형화 계획 성공리에 추진
휴먼컴퍼지트 군산공장에서는 블레이드 대형화 계획이 성공리에 진행 중이다. 3MW 발전용인 65미터짜리 날개를 양산하고 있으며, 5MW 발전용 68미터짜리가 개발 완료되었다.
8MW 발전이 가능한 100미터짜리도 개발 중인데, 앞으로는 이 크기가 주력이 될 것 같다는 진단이다. 날개 제작 전문이기에 풍력발전 사업의 대형화를 대비하기 위하여 지금도 땀을 흘리고 있다.
“전라북도와 군산시에서 새만금 내측에 1기가의 시범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을 했었던 걸로 압니다. 새만금풍력(주)에서 주도하는 이 사업의 단지가 확정되면 확실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새만금에 내부에 풍력이 세워진다면 서남해 해상풍력과 함께 시너지를 내게 되어 상당히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부안 앞바다에 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는데 이미 수중 기초공사와 터빈까지 완료되었고, 이 회사는 블레이드를 만들어 공사 일정에 따라 군산항 6부두 컨테이너 터미널을 통해서 현장으로 보내고 있다.
이미 날개 51셋트를 완성해서 서남해 해상풍력에 납품하는 중이며 추가로 6셋트를 생산하는 중이다. 현장 직원들이 전부 달라붙는다 하여도 대형 블레이드 한 개를 만드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 적어도 3년치 일감은 확보되었다.
<블레이드 제작 현장의 직원들>
◇ 해상풍력사업의 걸림돌은 민원 해소
풍력사업의 실증 단지가 구성되려면 해당 사업지구 주민들의 민원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어렵다. 실증단지 조성 과정에서 민원의 양 주체가 주장이 다르고 주장하는 바가 엇갈리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바라보는 곳이 다르기에 이해하기 어렵고 민원해소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이 어렵게 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벌써 3단계 사업까지 진행되어야 하는데 1단계 사업에서 중단된 상태이다.
“풍력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 사업성도 좋지만 사업 기간이 긴 단점을 견뎌야 합니다. 태양광에 비해 투자비가 4배 이상 들어가는데, 예를 들자면 3MW의 경우 해상기초와 블레이드 등 시설비만 약 20억 정도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이 난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해상풍력 발전을 하는 국내 대단지로 서남해상풍력과 제주에 일부 단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강원도와 전남 일부 등에서 산악형 풍력사업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새만금 내부 풍력발전 계획도 민원 등의 문제로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휴먼컴퍼지트는 올해 제주도 김녕 단지에 만들어지는 풍력사업단지에 블레이드를 공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의 경우 육상 풍력은 강원도 태백 영덕 등에, 해상 풍력은 서남해안에 사업이 집중되고 있다. 휴먼컴퍼지트의 사업 전망이 밝은 이유이다.
◇ 해상풍력은 서남해안을 춤추게 만드는 자산
전북과 군산지역이 앞으로 해상풍력 사업의 중심이 될 거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김 공장장은 “지난 2018년의 경우 연간 매출이 급성장했는데, 임대공장에서 자가 공장을 확보하고 지금 추세대로 사업물량이 뒤따라준다면 급격하게 매출 신장세가 더욱 커지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지역적인 한계와 유행처럼 휩쓸고 있는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사업 바람에 대해서는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요즘 보면, 고군산에 케이블카도 놓고 섬과 섬을 연결하는 바다에 풍력발전타워를 만들겠다는 사업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한 때의 유행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풍력사업을 한다는 분들이 풍력에 대해 세밀하게 알고 나서는지 의문이 들거든요.”
그는 또 지역기업들을 위한 정책 배려도 중요하다고 했다. 서남해상풍력 1단계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타워공사는 전남 여수의 업체에서 했는데, 이 지역에 수중 공사부터 타워까지 모두 이뤄지는 걸 감안한다면 당연히 이 지역 업체에서 주도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남 영암의 월출산에 풍력을 설치했어요. 전남은 민원을 처리해 나가는 의지가 조금은 다른 것 같아요. 풍력발전은 비슷한 민원인데, 전남의 국립공원 지역에서 이를 극복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걸 보면서 전북지역과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블레이드 개발 제작에서 수리 보수까지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휴먼컴퍼지트. 군산 1공장과 2공장, 그리고 협력회사 직원을 합쳐 120명이 일하는 이 회사는 1만5천평 넓이의 공장으로 넓혀 추가 주문에 대응할 계획이다.
◇ 사원주주 회사, 두산중공업과 파트너쉽
휴먼컴퍼지트는 사원주주 회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유일하게 풍력 발전기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내수 부분에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산학 협력도 돈독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군산대와의 연인이 깊지는 않지만 링크플러스 사업단과 복합 소재 관련 R&D사업을 함께 하여왔다. 풍력 사업과 관련한 복합소재 물성시험 등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종업원 지주 회사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높다. 국내 유일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아직 3년 먹거리는 있다.’고 했다.
해외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해상풍력 시범 단지가 잘 운영되고 그게 실증단지로 이어지면 해상풍력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이다. 발전 사업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및 관광 사업까지 확장성이 있는 해상풍력의 꽃 ‘블레이드’가 훨~ 훨~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