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권순영 작가(가운데)>
세상 하나뿐인 천연염색‧규방공예품 제작
사회적 기업으로 한 발짝 뻗어나가고파
바야흐로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제품들의 시대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남들과 똑같은 제품들을 양껏 살 수 있다. 그만큼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수제 제품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권순영 천연염색‧규방공예 작가는 군산 우체통거리에 위치한 ‘공방 꽃향기’에서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조그만 천 쪼가리, 버려질 뻔한 소품 하나도 스카프, 가방, 목베개, 가림막, 인형, 액세서리 등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저는 색칠하는 것을 좋아해요. 종이에 그리다가 옷감에 천연염색으로 여러 가지 색을 입히고, 그 천들을 담아서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고 있어요.”
지난 13일 공방에서 만난 권순영 작가는 안경집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권 작가는 손끝으로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안경집 속에는 안경, 선글라스를 넣을 수 있어요. 집이 완성되면 똑딱이를 만들거나, 단추구멍을 만들 거에요.”
권 작가는 사람들을 직접 관찰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디자인을 생각해 세상 하나뿐인 팔찌 만들기를 좋아한다. 팔찌의 색깔과 디자인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공방 천장에 매달린 가림막은 직접 염색한 천을 바탕으로 한땀 한땀 바느질해 만들었고, 옷걸이에 걸린 스카프는 꽃, 선, 나뭇잎 모양 등을 독창적인 무늬를 추가했다.
공산품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권 작가가 만든 제품들은 빛을 발하고 있다. 공방 곳곳에 그녀가 만든 제품들이 가을의 밀알처럼 넉넉하다.
<안경집을 만들고 있다>
권 작가의 ‘공방 꽃향기’는 발달장애 사회적기업을 준비 중에 있다.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에서 재능 기부중인 권 작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하며 그들과 연대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작품활동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작가 권순영’의 자립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권순영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핑크색처럼 우체통거리에서 꽃 향기가 퍼져 나가는 꿈을 이루고 싶어요. 순영이의 꽃향기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김혜진 / 2020.07.16 09:3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