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시, 내부관광로 개설 계획 난관
- 사유지 사용 동의 등 주민협조 필요
- 진입도로 없는 선유 3구, 관광 1번지 무색
친구들과 함께 선유도에서 1박 2일을 보내기로 한 김성원씨(가명, 55) 일행들에게 지난 10월 19일은 잊을 수 없다. 밤늦게 합류하기로 했던 친구가 네비게이션 안내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을 헤매는 황당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망주봉 옆의 호젓한 펜션을 예약하고 가을 섬을 돌아보기 위해 오후 4시쯤 선유도에 도착한 일행은 모두 4명. 친구 한명은 저녁에 합류하기로 했다.
사각사각 물소리에 부서지는 선유 3구 ‘몽돌해수욕장’에서 붉게 떨어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예약해 두었던 A횟집에 들어갔다.
그렇잖아도 그 횟집으로 갈 때 선착장 가는 길은 막혀 있고, 비좁은 시멘트 길을 돌아 승현이네 식당 앞을 거쳐 가면서 고개를 갸웃했었다.
선유3구의 밤은 깊어갔다. 도착할 시간이 지났는데 선유도 입구라던 친구는 오지 않았다. 전화를 하자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왔는데 길이 없었고, 다시 알려주는 대로 가니 해수욕장 입구”라는 거였다.
사방이 어두워서 처음 길인 친구가 해맬 수 있기에 ‘다시 네비 안내대로 오라’고 하고 일행은 모두 낮에 지나왔던 길로 나섰다. 그제야 친구는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다.
횟집 주인은 “선유 3구 선착장 부근은 진입로가 없는 ‘맹지 마을’이며, 개인의 땅을 거치지 않으면 들어올 수가 없다.”는 거였다.
다음날 알아보니 도로로 이용하던 땅의 소유주가 건축 관련 민원으로 손해를 보았고, 가까운 주민들이 먼산 쳐다보듯 하자 감정이 상해 아예 막아버린 걸로 탐문되었다.
진입로로 사용하던 곳에서 팬션과 횟집을 하는 그 주민도 할 말이 많지만 아끼고 있다. 임시로나마 통로를 열어줬으면 사용하는 주민들이 서로 고마워할 줄은 알아야 하는 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건축허가를 내고 집을 짓는 과정에서 도로 예정 선에서 50㎝~70㎝를 뒤로 물리는 등 민원으로 재설계하는 손해를 보았고, 그 통로로 공사용 장비 등이 드나들면서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걸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보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토지주는 섭섭한 마음에 개방했던 통로를 막아버렸고, 그 날 이후 선유 3구 일대가 큰 혼란에 빠진 것이다.
군산시는 ‘선유도 내부 관광로 개설공사(3공구) 사업으로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선착장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벌이려고 진즉 준비 중이다.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모두 18필지 3,216㎡의 국유지와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매수협의가 안될 경우 군산시는 토지 수용절차 등을 밟아 나갈 계획이지만 적어도 2년 정도는 지금의 맹지 상태가 지속 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통행로를 내준 토지주에게 주민들이 고마워하는 건 표현만 안했지 모두 같다."면서, “동네 사람들끼리 섭섭한 마음을 풀고 큰 틀에서 이해하면 좋겠다.”고 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마을을 위해서 개인 사유지를 내놓은 분의 피해 민원을 살펴보고, 도와줄 부분이 있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채명룡 기자
채명룡 / 2018.10.22 1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