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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군산 오식도, 돼지 분뇨 날벼락

<컨테이너터미널 근처 빈 땅에 불법 살포된 가축분뇨>

- 회현농협자원화센터, 백제산업에게 처리 위탁

- 5일 오후 오식도 빈 터에 대량 살포

-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 살포업체 발뺌

고용위기를 겪으면서 텅텅 비어가는 임대 상가와 방, 그리고 한성아파트가 자리 잡은 오식도 원룸촌. 해풍이 불어오자 가축 분뇨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풍겨왔다.

지난해 여름에도 분뇨 악취로 고생했던 자리에 또 다시 가축 분뇨가 대량으로 뿌려졌다. 주민이 경찰과 군산시에 신고했지만 가축분뇨 액비가 웅덩이를 만들도록 뿌려지는 걸 막지 못했다.

주거 환경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에도 가축분뇨 무단 살포가 잇따르는 건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또한 보조금을 받는 회현농협 자원화센터 등 배출처의 무관심이 이어지면서 주민들만 고통에 빠진 것이다.

지난 5일 오후 2시 40분경 한성아파트 뒤쪽 군산컨테이너터미널이 보이는 빈 공터에서 소란스런 움직임이 포착됐다. 중고자동차 매매단지가 들어설 예정지이다.

‘액비(돼지 똥을 숙성시킨 액체 비료)’를 실은 탱크로리들이 들어왔고 탱크의 액비를 고압으로 트랙터에 넣어주는 압력차가 인적 드문 길가에 자리 잡았다.

지난 해 여름에도 수십대 분량의 액비가 불법 살포되는 바람에 주민들이 악취에 고통 받았던 자리이다. 오식도 일대를 돌며 생활환경을 지켜왔던 환경감시원 고경남씨는 이 불법 현장을 사진에 담아 신고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회현농협자원화센터에서 나온 액비를 백제산업의 탱크로리가 인계시스템을 꺼놓고 옮긴 걸 발견해서 그에 따른 과태료 100만원을 처분할 예정”이라면서 “지난 해 이 현장에서 불법으로 가축분뇨 비료를 살포했다가 고발된 업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장에서 불법 살포했다는 탱크로리와 연결 압력차, 살포 트랙터가 찍힌 사진이나 동영상 등 명백한 증거를 잡아야 하지만 신고자의 사진에는 일부만 들어 있어서 불법 살포가 의심되지만 업체를 고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가축분뇨를 모아서 액비로 살포하려면 ‘시비처방서’를 발급받아야 가능하다. 시비처방서는 분뇨의 숙성기간이 6개월을 넘겨야 하며 9가지 성분을 검사해서 살포되는 면적에 적절하도록 량을 지정해 준다.

회현농협은 지난 5월 7일 5,282필지 1,705㏊에 6만5,902톤을 살포하려는 시비처방서를 제출했다. 적법 처리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오식도에 불법으로 뿌려진 분뇨의 경우 회현농협에서 민간업체에게 처리를 맡겼고, 이 업체는 어디로 이동하는지 모르도록 인계시스템(GPS장치)를 꺼놓는 등 분뇨 폐기물 불법 유통 처리의혹이 짙다.

불법이 확인되면 ‘가축분뇨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17조 1항 5호의 배출시설 및 처리시설관리 위반으로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채명룡 / 2019.07.10 18: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