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 시즌이 돌아왔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왔던 고 채금석 옹의 인재 양성과 축구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는 이 대회는 역경을 극복하는 군산정신의 현장이다.
전북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 대해 군산시축구협회가 대회 운영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군산시도 같은 입장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군산에서 벌어지는 축구행사에 군산의 협회가 참여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 단체와 구성원들은 엄격한 도덕적 준비를 해야 하며, 염불보다 잿밥에 눈 먼 행동으로 대회의 ‘격’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대회를 맡아야 한다는 군산의 축구계 또한 족쇄처럼 따라다니는 운동장 폭력과 심판 폭행 등의 과거의 잘못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드리워졌던 어두운 그림자가 걷히지 않으니 답답한 일이다. 협회 책임자의 폭력과 음주운전 의혹도 제기되었다. 논란이 벌어진 게 1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불씨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등 비위와 비리 근절 대책으로 정부와 민간이 스포츠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경란 위원장(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선수들의 충격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고, ‘스포츠는 인권’이라는 게 단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선수 한 명 한 명이 인간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다짐했다.
군산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스포츠계 폭력과 비위 행위와 견주어 군산은 더욱 암울한 수준”이라면서 오늘날 대한체육회의 뼈를 깎는 반성과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몸부림을 비교하여 군산의 현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지난 해 축구협회 A인사와 관련하여 대한체육회로부터 심판 폭행 등과 관련된 집단 민원이 제기되었으며, 지금도 불씨가 살아있다"고 했다.
사실 이 문제는 여러 축구 동호인들이 현장에서 지켜본 일이며, 당시 폭력 행위자가 협회를 책임지는 인사였기에 특별히 비밀에 부쳐질 일도 아니다. 벌써 2년 가까이 지났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진실은 시간이 지났다고 묻혀 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예산이 지원되는 ‘군산시장기 축구대회’에서 수많은 동호인들이 협회 책임자의 심판 폭행을 눈 뜨고 지켜봤다.
말썽이 나자 그 인사가 위원장으로 앉아 있는 상벌위원회를 열었으며, 결과적으로 ‘셀프’ 징계를 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또 사실을 덮기 위하여 얻어맞은 심판과 합의를 하고 입을 막았다는 소리도 들렸다.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던 일이며, 오늘날 체육계 폭력 등 비위와 비리에 대해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날선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군산시의 한 관계자가 여러 의혹과 눈총을 받는 인사의 허물을 덮는데 앞장섰다니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일이다. 특정 인사를 감쌀 일이 아니라 체육계 적폐청산을 위해 축구계에 퍼진 흉흉한 소문에 대하여 진상 조사에 나서는 게 급선무이다.
그렇게 도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에 군산에서 열리는 ‘금석배’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전체 축구인과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채명룡 / 2019.02.12 12:5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