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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엔젤) 45화 - 신경쓰지 마

    임규현

    • 2019.07.03 16:29:52

    (프로젝트 엔젤) 45화 - 신경쓰지 마

     

    세화는 유준의 불퉁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초특급 인기 여배우인 세화의 하얗고 청순한 얼굴에 슬며시 홍조가 피어나고 있었다. 그녀가 깊고 검은 눈동자를 붉은 기운으로 물들이며 물었다.

    그것 때문에 그러지? 천사 시험. 나도 소문은 들었어. ……그렇게진짜 돌아가고 싶은 거야? 아직도 포기 못했어?”

    너랑 관계없잖아.”

    유준의 목소리가 한 층 커졌다.

    넌 인간계가 꽤 맘에 든 모양인데, 난 아니야. 이런 기회는 아무 때나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건 너보다 내가 더 잘 알아. 그러니까 잔소리 할 생각 마.”

    단칼 같은 일침에 세화가 입술을 쭉 빼물었다. 험악해진 분위기 사이에서 쭈뼛대던 거루가 슬금슬금 문 쪽으로 움직였다. 그런 그에게 세화가 지갑을 던지며 소리쳤다.

    ! 하보. 가서 마실 것 좀 사와.”

    거루는 파르르 고개를 흔들며 지갑을 들고 사무실을 나갔다.

     

    사무실에 둘만 남게 되자 세화는 윗옷을 벗었다. 하얗고 매끈한 팔을 우아하게 뻗으며 그녀가 말했다.

    크루만.”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지.”

    유준이 짙게 으르렁거렸지만 세화는 개의치 않았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내가 도와줄게.”

    세화가 팔을 들어 고대 그리스 조각상처럼 멋들어지는 포즈를 잡았다. 고혹적인 그녀의 표정과 몸매를 눈앞에 두고도 유준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기 싫다는 듯 미간을 찌푸릴 뿐이었다.

    됐어. 넌 나서지 마.”

    도와준다니까? 나 못 믿어? .”

    됐다니까?”

    ……정말 이럴 거야?”

    자존심에 상처 입은 세화가 유준의 멱살을 잡으며 물었다.

     

    그때 땀을 뻘뻘 흘리며 거루가 들어왔다. 그는 속옷만 입은 세화를 발견하곤 굳어버렸다.

    , 하보, 아니 거루. 그거 이리 갖고 와!”

    거루가 엉거주춤하게 다가와 음료수 봉투를 내밀었다. 세화는 음료수 봉투를 집어던진 뒤 지갑과 옷을 챙겨들곤 일어났다.

    나 갈 거야.”

    그래. .”

    무표정하게 대답하는 유준을 흘긴 세화는 사무실 문이 부서져라 열고 나가버렸다.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유준이 천장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쓸데없는 짓에 열 올리는 것이야말로 악마의 본업이지.”

     

     

    임규현 / 2019.07.03 16: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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