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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피아니스트 이권희의 인생콘서트) 제5화 - 개구리와 썰매타기(1)

    이권희

    • 2019.06.25 14:57:18

    (팝피아니스트 이권희의 인생콘서트) 제5화 - 개구리와 썰매타기(1)


     

    마을 가운데 당수나무가 있는 옆으로 넓은 논이 있었다

    그 논에는 유난히 개구리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봄이 되면 아무리 어린애라도 올챙이 알을 건져내어 손바닥에 담아서 놀 수도 있을 만큼 많았고  또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자라게 되면 온 동네 길바닥은 개구리들의 놀이터가 될 정도로 온통 길에는 개구리들의 세상이 되곤 했다

    이맘때는 누가 짧은 시간에 큰개구리를 많이 잡는지 시합이 벌어지기도 해서 온 마을로 개구리 사냥을 하러 다니는데 필수품이 가늘고 가지가 많은 나뭇가지였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개구리를 후려치면 그 자리에서 쫙 뻗어버려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 이었다. 허리춤 에는 잡은 개구리를  보릿대에 굴비 엮듯이 엮어서  전리품처럼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다

    때론 두꺼비를 능가할 정도로 큰개구리를 잡을 때도 있었는데 직접 구워 먹기도 했다.가까운 집 아무데나 들어가도 어느 집이나 장독대엔 왕소금 단지가 있었으므로 소금 쪼매만 가가니더~~~”   하고 소리치고 가져와 강으로 내려가 불을 피워 잘 구운 뒷다리를 왕소금에 찍어 먹으면 쫄깃하고 고소하고 정말 별미였다.



    어른들은 몸보신으로 드시기도 하셨는데 농사일로 바쁘므로 일일이 개구리를 잡으러 다닐 수가 없어서 해질 녘 우리들이 강가에서 개구리를 먹고 있을 때면 막걸리를 사와 슬쩍 옆에 끼어들면서 우리를 슬슬 밀어 내고서는 우리가 잡은 개구리와 불을 차지 하시곤 했다.

    이웃 마을의 유달리 보양식을 즐기는 어떤 아저씨는 어두워 두꺼비를 개구리로 잘못 알고 구워 드시고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개구리들 한테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당시는 워낙 고기가 귀했을 때라 오로지 개구리 먹을 생각으로 봄이 오길 기다렸던 때도 있었다. 한창 자랄 때 단백질 보충으로 참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

    또한 여름 방학이 되면  제출 과제물로 1인당 개구리 20마리 이상씩 잡아 말려서 학교에 내야하는 지금 돌아보면, 이상한 과제물 이었다. 어떻게 사용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당시 학교의 축구부 선수들의 보양식으로 개구리를 갈아서 먹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 

    가을걷이가 끝난 논은 마치 공설 운동장처럼 넓은 광장으로 축구장과 야구장이 되기도 했다. 그때는 축구공이 귀할 때라 지푸라기를 둥글게 압축해 말아서 축구경기를 하기도 하고 그것도 없을 때는 무엇이든지 굴러가는 물건이 생기면 자연스레 축구로 이어졌다.

    그런데 운동화는 어려운 형편에 상상도 못하고 대부분이 고무신을 신고 있을때라 뛰면 신발이 공중으로 벗겨져 공보다 더 멀리 날아가기도 하기에 얇게 말은 새끼줄로 발등을 꽁꽁 동여매고 뛰었다.  

    논바닥이 울퉁불퉁 하고 벼 밑둥까지 남아 있을 때는 넘어지면 온몸이 긁혀 상처 투성이가 되지만 오로지 이기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뛴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골인이 된 상황에 짚 묶음인 축구공이 풀려서 무효처리가 되면 골인이다” “무효다라는 걸로 실갱이를 벌인다.

    그러면 유달리 잘 뛰던 애들은 승부 근성도 남달라 화가 나서 집으로 가버린다. 그러면  나머지 애들은 흥미가 떨어져서 하나둘씩 흩어져 버리거나 야구가 한창인 다른 논 무리들에게로  옮겨  금방 다시 깔깔대며 놀기도 했다.

    추운 겨울 정월 대보름이 가까워 오면 우리들은 미리 !.. 보름날 달 보러 갈래?...”하고 약속을 잡는다.  

     

    보름날 저녁이 되면  윗마을부터 아랫마을 까지 거의 모든 아이들이 삼삼오오 한손에 빈 깡통을 들고 들판에 모여든다들판에선 빈 깡통에 구멍을 뚫고 단단한 줄로 손잡이를 만들어 불놀이할 준비를 단단히 한다.

    일찍 온 아이가 모닥불을 피워 놓으면 아이들은 차례대로 불씨를 빈 깡통에 담고 그 위에 마른 나무를 조금 얹고  팔이 늘어질 정도로 깡통을 돌리면 연기와 함께 밑불이 살아  난다

    연기로 눈물을 흘려가면서 불씨를 키우려고 이 논 저 논을 팔을 돌리며 막 뛰어 다닌다. 하나둘씩 돌려대는 깡통의 불빛은  전기가 없는 깜깜한 시골마을을  환히 밝혀준다붉은 불덩어리가 춤을 추는 밤은 들뜨고 즐겁게 깊어만 갔다

    밤늦게 까지 우리들은 달 봐라....!!” 하고 외치면서  추운 겨울밤에 지칠 줄 모르고 뛰어 다니다 불씨가 다 꺼져 갈 때쯤엔 깡통을 공중으로 ..”던져 올리면 불씨가 쏟아지면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된다.

    모두들 와아!‘..”하고 탄성을 지르고 환호를 하지만 깡통을 잘못 던지면 바닥으로 내려 꽂히기도 하고  자기 머리위로 바로 던져 올려 불씨를 옴팡 뒤집어 쓴 뒤 데어서 동네가 떠나갈듯이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계속)

     

     

    이권희 / 2019.06.25 14: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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