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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칼럼) 군산조선소, 다시 뛰자

박승일 회장

전북특별자치도의 기초자치단체들 대부분이 인구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나름 자부심을 가졌던 군산인데,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그런데 조목조목 따져보면 남의 나라 일같지 않다.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노인들의 비율로 나누어 0.5 이하이면 위험지역이로 분류하는데 군산의 경우 0.494라는 것이다.

가임기 여성이 많으면 그 수치가 ‘1’에 가까워진다. 노인층 비율은 사망자수에 반비례하므로 이 경우 젊은 인구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성장 가능성 면에서 긍정적임을 뜻한다.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이 가동되고, 그 이후 2010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중공업이 선도하는 공업도시로써 탈바꿈에 성공했다. 

쌍두마차였던 자동차와 조선소의 호황으로 인구수도 2015년 28만명 턱밑까지 치고 올라섰다. 그러나 2016년 이후부터 조금씩 줄어들더니 하향세는 좀체 꺾이지 않았다.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협력업체 등 2천여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실직했다. 1년 후에 GM이 문을 닫아 걸자 약 1,200여명이 희망 퇴직했으며, 협력업체 등 1만여명이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2016년부터는 급격한 인구 유출이 이어졌다. 구매력 높은 고수익 월급자들이 위기를 겪으면서 자영업의 불황으로 이어졌다.

다행스럽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선박 블록공장의 형태이지만 2022년 10월 재가동 하면서 급격한 인구 감소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이 해 말 인구는 26만2,467명으로 1년 사이에 무려 2,837명이나 줄었다.

가장 최근엔 젊은 층의 인구가 대폭적으로 즐어드는 게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20세~39세 인구는 7만3,204명이었으나, 지난 2023년에는 6만3,329명으로 무려 9,875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3만9,874명에서 5만1,429명으로 1만1,555명이나 늘었다. 

젊은이들이 떠난다는 건 매우 위험한 도시 상황임을 말해준다. 그 갈증을 어떻게 해소해 줄 것인가.

최근 GM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명신이 헛발질을 했다. 전기차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고용도 당초 계획의 30% 선인 400여명에 그쳤으며, 목표의 1.3%만 생산했을 따름이다. 그 동안 군산시민들이 희망 고문을 당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언론인 팸투어를 하면서 블록 공장 위주의 경영 현실을 외부에 내놓았다. 

첫해 6만5천톤을 생산했고, 올해 10만톤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컨테이너선 블록에서 한 단계 진화한 LNG 선박 등의 대형 블록을 제작할 계획이다. 부가가치도 높아지고 고용도 지금의 1,400여명 수준에서 더 늘어날 것이다.

완성된 배를 진수시키는 날을 고대해 온 군산시민의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으나 마냥 떼 쓸 일이 아니다. 

인구 소멸위기 지역에서 다시 한 번 헛발질 한다면 그 충격은 회복하기 어렵다. 현대의 발걸음에서 군산이 인구 소멸을 넘어서고 다시 뛰는 동력을 찾았으면 좋겠다. 

현장 관계자의 “선박 블록 제작으로 내실을 쌓고 경쟁력을 갖춘 다음에 군산조선소의 완성배 제작을 생각해야 한다.”는 진솔한 답변이 실현되길 바란다. 

박승일 본지 회장 / 2024.06.25 16: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