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전반기가 지나고 7월이 되었다. 천지에 살벌한 이기적인 냉기와 인간들의 무명(無明)을 깨뜨리며 붉을 태양이 이글이글 불끈 불타오른다.
하루하루 그 타오르는 찬란한 햇빛을 바라본다. 비록 뜨거운 햇살이지만 이른 새벽이면 새로운 꿈을 꾸고 기지개를 펴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부푼다. 그리고 그 꿈과 희망의 성취를 위한 발원을...!
사업하는 사람은 그 사업이 더욱 번창하기를 바라고,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는 그 회복을, 학생과 그 학부모는 학업 성취를, 정치하는 사람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명분이나 자신의 영화를 고대할 것이다.
샐러리맨은 무엇보다 진급 잘 되는 것이 무엇보다 소원일 것이고, 나이가 찬 젊은이 들은 이상적인 배우자 만나 결혼하기를 또 은근히 기도 할 것이다.
누구나 이렇게 들뜬 마음으로 한해를 반 이상 엄벙덤벙 다 보내고 후반기를 맞게 되었지만, 크든 작든 간에 그 나름대로 각오가 새로워지고 마음은 조급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으로 서둔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다짐과 새로운 각오로 다짐한 꿈이라 해서 그것이 그냥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고 성취되기까지는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의욕과 원력이 필요하다.
환골탈태(換骨奪胎)와 같은 단단한 각오와 용맹 정진이 따라야 한다. 사업을 번창시키고 싶은 사람은 일을 더 많이 몸이 으스러지도록 해야 할 것이고, 진급을 원하는 샐러리맨은 직장근무에 더욱 몸을 바쳐야 할 것이며,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이라면 밤새워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또 꿈과 소원은 분수를 넘어서도 안 된다. 그것이 허황된 것이어서도 안 된다. 꿈을 설계하고 소원을 세우는 데는 사물을 바로 보는 통찰력과 폭넓고 긴 안목,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판단능력이 따라야 한다.
즉 현실과 자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처럼 분수없는 사람, 허황된 꿈을 꾸며 사는 사람들이 많았던 때도 없었을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서 남의 일을 먼저 참견하고, 가르쳐야 할 교육자나 바른 법을 바로 잡아가야 할 법조인이 사회와 정의를 위한다 하여 정치판이나 끼어들고, 세상 교화에 힘을 기울여야 할 성직자들이 오히려 세상을 흐려 놓는 일이 허다하다.
분수없는 사람들의 분수 빠진 행동들이 사회와 단체, 직장의 질서를 무너트리고 한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흐트러 놓는 것이다.
그리하여 질서가 파괴된 사화와 단체에는 혼돈의 어둠살로 그늘져 있고, 순수한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불안 속에 미류(迷流)하고 있는 것이다.
분수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를 모르고 자기가 서 있는 위치를 못 보고 자기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데서 분수는 넘게 되는 것이다. 자기를 찾고 분수를 찾는 공부다. 법구경에 “스스로 자신을 일깨워라. 스스로 자신을 보살펴라. 그대는 안락하게 살게 되리라.” 또 말씀하시기를 “아무리 남을 위한 일일지라도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마라.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성실하여 그 일부터 항상 전념토록 하라.”
우리는 차분한 마음으로 매일 매일 두 번 세 번 헤아려서 바람직한 꿈과 설계가 필요하다. 분수를 넘는 발원을 어느 신(神)이 들어 주겠는가? 분수를 먼저 알아야 한다.
송월 스님 / 2021.07.07 10:2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