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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월의 세상이야기) 촌부(村婦)가 철학자를 감동시키다

    송월 스님

    • 2021.06.16 10:27:20

    (송월의 세상이야기) 촌부(村婦)가 철학자를 감동시키다

     

    티끌만한 교만으로 큰 지혜는 감추어지고 어리석음이 산처럼 높아가는 나의 잘 난체 종종걸음 늙어 감을 독촉하네 경솔하여 배우지 않아 병이 들어 신음 속에 한탄은 커만 간다.”

    하늘 맑은 오후, 한 철학자가 석양의 시골 들길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는 참 잘난 철학자로 유명하다. 얼마나 잘 났느냐 하면, 세상에 철학을 가지고 사람은 자기 하나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 철학도 없고, 있다한들 개통철학이고, 아무 생각도 없이 사는 무지렁이나 다름없다고 생각을 했다.

    말하자면 아상(我相)과 아만(我慢)이 대단한 위인이었던 것이다. 그런 위인이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동네 앞 어느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발을 세웠다.

    그것은 거기에 볼 만한 구경거리 하나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린 송아지 한 마리를 소년 두 사람이 외양간에 밀어 넣기 위해서다. 그러나 밀어 넣지를 못하고 두 소년은 쩔쩔매고 지쳐 있었다.

    송아지는 아직 생후 1년이 넘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 송아지를 열 서넛 살이나 먹어 보이는 소년 둘이 어떻게 하지를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 소년은 목을 앞에서 끌어당기고 다른 소년은 송아지 엉덩이를 뒤에서 힘껏 밀고 있었다.

    그러나 송아지는 막무가내 꼼짝을 안했다. 그들은 입은 잠뱅이가 땀에 젖어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랜 시간을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듯싶었다. 소년들은 방법을 바꾸어, 이번에는 송아지 모가지를 함께 앞으로 잡아당겨 보았다. 그래도 송아지는 네 발을 떠억 버티고 서서 요지부동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송아지는 결사적으로 외양간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자세였다. 소년들은 또 방법을 달리하여 송아지 엉덩이를 함께 밀어붙였다. 송아지는 그래도였다. 한 발 짝을 내디딜 기미가 없었다.

    왜 저럴까?’ 그 정경을 유심히 구경하고 있던 철학자가 철학자답게 철학적으로 고개를 갸우뚱해 보았으나, 그것이 철학적으로는 풀려지지를 않았다. 그렇게 고개를 두어 번 갸우뚱거리던 철학자가 이번에는 손수 나서 보았다.

    그러나 그 놈은 철학자의 체면도 세워주지를 않았다. 철학자도 소년들처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두 소년과 또 합세도 해보았지만 무색하기는 일반이고 언간생심이었다.

    그 때였다. 남자 세 사람이 송아지 한 마리에 달라붙어서 끙끙거리고 있는데 허름한 동네 아주머니 한 사람이 그 곳을 지나다가 그 광경을 보더니, 대뜸 달려들어 우선 세 사람을 다 밀쳐 떼어 놓았다.

    그리고는 송아지 앞으로 가서 새끼손가락 하나를 송아지 입에 물려주더니 뒷걸음질을 치는 것이었다. 그러자 송아지는 희한하게도 꼬리를 흔들어대면서 즐겁게 제 발로 그 아낙네의 손가락을 물고, 외양간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렇게 아낙네가 힘 하나 안들이고 송아지를 외양간에 집어넣는 것을 모두 어리둥절하였다. 아이들이 묻는다. “아줌마. 어떻게 된 거예요.?” “으응, 손가락이 엄마소의 젖 인줄 알았던 거야.”

    그때 철학자는 얼굴도 마음도 한꺼번에 무거웠다. 천하에 제일가던 자신의 철학은 개통철학이고 보잘 것 없던 촌부(村婦)의 생활철학에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송월 스님 / 2021.06.16 10: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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