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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월의 세상이야기) 사람이 귀하게 되려면

사람에게는 귀천(貴賤)이 따로 없다.

법 앞이 아니어도 누구나 평등하다. 옛말에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없다는 말도 바로 이러한 평등성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날 때는 누구나 평등하게 태어나는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달라지는 것 같다. 귀한 사람도 되고 천한 사람도 된다. 그것은 사람 그 자체가 귀하고 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지위가 낮아져서 그런 것도 아니다. 돈이 많고 적은 데서 귀해지고 천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다. 또 그런 것들이 사람을 귀하게 만들거나 천하게 만들지도 못 한다. 사람을 귀하고 천하게 갈라놓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이다.

모두가 일체(一切)가 유심조(唯心造)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부처님처럼 귀한 행동을 하면 귀함을 받고 마구니 권속처럼 천한 짓을 하면 천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자기가 행동의 여하에 따라 자기 스스로 귀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천한 사람으로 만 들기도 한다는 말은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다.

불교경전에서 보면 사람이 천하게 되는 조건들이 있다. ‘화를 잘 내는 사람, 원한을 품은 사람, 남을 모함 하는 사람, 남의 장점이나 미덕을 은폐하는 사람, 동정심이 없고 이해심이 없는 사람, 독재자, 시기하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

여자나 남자의 요사스러운 말을 듣고 무슨 일을 결정하는 사람, 주지 않는 것을 가져가는 사람, 빚을 지고서 언제 빚을 졌냐고 잡아떼는 사람, 물건이 탐이 나서 사람을 해치는 사람, 권세가 탐이 나서 사람을 해치는 사람.

앞에서 공치사를 하고 뒤 돌아서서 험담하는 사람, 자기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 공(公)을 빙자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 폭력을 쓰거나 또는 유혹으로 남의 배우자를 범하는 사람, 부모 형제를 구박하는 사람.

나쁜 일을 하고서도 큰 소리를 치는 사람, 자질과 뜻을 보지 않고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여 그에게 아부하는 사람, 무조건 존경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 스승을 경멸하고 진리가 아님을 알고도 진리를 따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제일 천(賤)하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천하고 또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귀해지려면, 귀한 행동을 해야 한다. 요즘과 같은 수준이 높아진 지식사회는 없을 것이다. 지적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귀한 행동으로, 천대 받는 천(賤)한 사람이 되지 말고 귀(貴)한 사람으로 써 큰 사람이 나날이 늘어나면 좋겠다.

송월 스님 / 2020.06.04 21:4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