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안에서 낚시인들에게 잘 알려진 물고기로 감성돔과 돌돔, 그리고 조피볼락(우럭)이 포함되는 양볼락과 어류들이 있고, 여기에 하나 더 한다면 벵에돔일 것이다. 벵에돔은 서해안에서는 분포하지 않지만, 기후의 온난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 한정되어 분포하던 어류들이 최근 서해 중부까지 올라오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는 서해안에서도 벵에돔이 목격 될 수도 있기에 이 물고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벵에돔은 우리나라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과 동해안의 바위지역에 서식하며, 어릴 때는 조수 웅덩이에서 무리지어 생활한다. 산란기는 2월에서 6월 사이이고, 수온의 변화에 따라서 체내의 소화효소가 달라지기 때문에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새우와 게 등 작은 갑각류를 먹고, 겨울부터 봄까지는 김을 비롯한 해조류를 주로 먹는다. 몸길이는 보통 20⁓30 cm이지만, 다 자라면 60 cm에 달한다. 미끼를 물었을 때 당기는 힘이 꽤 강하고 낚아 올리는데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낚시의 묘미를 더해주는 물고기이다. 미끼는 새우와 갯지렁이를 이용하고, 고기의 맛도 좋아서 제주도에서는 인기있는 낚시대상 어종이다.
벵에돔은 황줄깜정이과에 포함되는 어류로 이와 비슷한 종류의 어류로 양벵에돔과 긴꼬리벵돔이 이 무리에 포함된다. 낚시를 오래한 사람들은 위의 세종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 벵에돔으로 알고 지나치기 쉽다. 그렇다면 낚시로 잡히는 양벵에돔과의 어류 즉, 양벵에돔, 벵에돔, 긴꼬리 벵에돔을 쉽게 구분하기 위한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양벵에돔은 뺨에 작고 거친 비늘이 있고, 눈에서 입에 이르는 주둥이 앞부분이 거의 수직을 이룬다. 또한 입술이 두텁다. 반면에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뺨에 비늘이 없고, 눈에서 입에 이르는 주둥이 외곽선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양벵에돔에 비해 윗입술도 얇다. 또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에 비해 꼬리지느러미가 상대적으로 길고, 아가미뚜껑 가장지리를 따라서 검은 무늬가 있어서 서로 구분된다. 낚시에 잡힌 물고기가 벵에돔인지 긴꼬리벵에돔인지 관심을 가지고 구분하는 것도 낚시에서 맛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훗날 서해안의 어청도에서 벵에돔이 잡힌다면 낚시인들에게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온난화에 따른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전) 한국어류학회회장,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회장
현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채명룡 / 2019.01.30 16:5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