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교수의 물고기 이야기 ⑥ 망둑어
매년 가을철이 되면 서해연안의 강 하구마다 망둑어를 낚는 낚시 매니아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군산의 해망동 또한 예외가 아니다. “망둑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장날마다 망둥어 날까?” 등 우리 주변에 흔한 속담은 예로부터 망둑어와 우리 조상들이 가까운 관계에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망둥어는 망둑어과 어류 가운데 간조시에 펄 바닥을 기어다니거나 뛰어오르는 짱뚱어와 말뚝망둥어, 그리고 주요 낚시 대상어종인 풀망둑을 말한다. 망둑어과 어류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의 배지느러미가 붙어서 둥근 흡반을 이루는 점이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내만에서 생활하는 망둑어는 이 둥근 흡반으로 바닥에 몸을 고정하여, 몸이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한다. 또한 짱뚱어와 말뚝망둥어는 가슴지느러미 기저부분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펄 위를 기어 다니거나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오르는데 적합한 구조를 하고 있다. 짱뚱어는 건강식품으로 주로 탕으로 많이 이용되며, 전라남도 보성(벌교) 지방의 잘 알려진 토속 음식이다. 풀망둑은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의 서부 연안에 분포하는 어종으로, 다 자란 어미의 전장이 50센티미터 달하며, 짱뚱어와 함께 식용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망둑어과의 대표적인 물고기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부터 겨울로 접어드는 12월 초에 서해안의 강 하구에는 풀망둑을 낚기 위해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러나 연안에서 이루어지는 매립 및 간척사업으로 인해 망둑어의 서식처가 최근 들어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라북도 내만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짱뚱어가 사라진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풀망둑 역시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는 서식밀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해망동에서 풀망둑을 낚아 올리는 낚시꾼들의 탄성 소리는 변함이 없다. 풀망둑을 낚는 데는 특별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 없고 맛 또한 일품이어서, 가족과 함께 휴일을 즐기는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현장에서 잡은 풀망둑은 회로 먹어도 맛이 있고, 내장을 제거한 다음 소금에 절여 반 건조한 상태로 냉동 보관하였다가 구워 먹은 맛도 일품이다. 해수온의 상승과 기후변화로 인해 노가리의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풀망둑을 대체식품으로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필자약력
한국어류학회회장, 수산과학총연합회 회장, 수협중앙회 교육위원 역임
(현재) 국립군산대학교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
채명룡 / 2018.12.08 1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