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감독>
군산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들은 의외로 많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인들이 마음껏 활동 할 수 있는 여건과 공간은 제한적이다.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오로지 배우의 길만 생각했던 나는 서울에서 배우 활동을 하다가 가족과 함께 2016년도에 군산으로 내려왔다.
군산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었다. 연고지도 없는 군산에, 그것도 가족과 다 함께 내려왔다고 말을 하면 모두들 의아해했다. 나 역시 낯선 곳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두려움이 앞섰다.
군산 현대중공업, 자동차 영업 사원, 자영업까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을 하며 사회경험을 쌓아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무렵 군산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채영숙님 의 추천으로 현재 <씨네 군산>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이가령 감독님의 단편영화 ‘리멤버’ 주연으로 출연 하게 되었다.
타지에서 생활이 무료 해질 무렵 만난 작품이라 나에겐 너무나도 감사하고 단비 같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 이후 <씨네 군산> 회원들의 도움으로 2018년 단편영화 ‘한 겨울밤의 꿈’, ‘붉은 가족’을 연출 했다.
각종 영화제 수상의 영예와 제2의 고향 군산에서 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2019년에는 단편영화 ‘눈부신 하루’ 연출과 배우로 참여했으며 3편 모두 군산을 배경으로 제작 하게 되었고 현재 영화사 <퍼스트 픽쳐스>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군산에서 영화인들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 군산으로 내려와서 예술 활동을 다시 시작 한 것처럼 꼭 수도권이 아닌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군산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아직 없는 것이 안타깝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산을 대표할 수 있는 영화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편 영화제를 시작으로 더 나아가서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등 군산 또한 영화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고 목표이다.
군산은 나의 제2의 고향이다. 내가 직접 보고 느낀 것처럼 나처럼 군산을 찾는 예술인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이룰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정재훈 영화감독 / 2019.12.26 15:4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