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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엔젤) 41화 - 첫 번째 탈락자

    임규현

    • 2019.06.07 09:22:49

    (프로젝트 엔젤) 41화 - 첫 번째 탈락자

     

    천사 후보생 선발 시험에서 첫 번째 탈락자가 나왔다. 27살의 취업 준비생 보경은 끝까지 날개의 싹을 틔우지 못했다. 워낙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인데다 1주일이라는 시간밖에 없었기에 그녀는 대부분의 후보생들과 별다른 친분이 없었다. 그중 가장 친한 사람이라면 한 살 위 언니, 영어 학원 강사인 지안이 있었다. 명랑한 목소리에 쾌활한 성격의 지안은 항상 빼먹지 않고 보경을 챙겨주었다. 이제야 조금 마음을 열어볼까 다짐한 순간, 보경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후보생 여러분, 모두 수고하세요.”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보경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입술을 질끈 물었다. 맺힌 눈물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훔쳤다.

    우리 계속 연락하고 지내자.”

    지안이 보경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었다. 다른 후보생들도 한 사람씩 작별 인사를 전했다. 교관들과 인사를 한 보경은 조용히 몸을 돌려 강당을 나갔다. 진우는 어쩌면 자신이 될 수 있었던 보경의 뒷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1차 시험이 끝났습니다. 한 명이 떠나고 열 두 명이 남았네요.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 후보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기쁨과 아쉬움에 얼룩진 후보생들을 미카엘이 치하했다. 그는 그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행복한 듯 지속적으로 생글거렸다.

    이제 여러분의 날개는 몸 안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날개를 피려고 마음을 먹으면 크게 펼쳐질 겁니다. 날개 펴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하세요. 앞으로의 시험 중에도 쓰일 일이 있을 테니까요. 다들 멋진 날개를 기르길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기 바랍니다.”

     

    ***

     

    후보생들은 휴게실에 모였다. 그들은 1차 시험을 통과했다는 기쁨에 겨워 잔뜩 신이 나 있었다. 휴게실은 축제 분위기였다. 화려한 조명과 시끌벅적한 음악은 없었지만 충분히 분위기는달아올라 있었다. 후보생들은 음료수 캔을 부딪치며 한껏 즐거움을 나눴다.

    이제 한 계단을 올랐을 뿐입니다!”

    누가 시켜준 것은 아니었지만 후보생들의 반장 세욱이 일어나 음료수 캔을 치켜들었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어두운 그림자는 깨끗이 지워져 있었다.

    앞으로 어떤 시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모두 함께 천사로 임명받을 수 있도록 합시다!”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언사에도 불구하고 후보생들은 박수와 환호를 질렀다.

     

    이 정도 시험이라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데.”

    넘치는 자신감에 선수가 중얼거렸다. 이제 하나의 시험을 끝냈을 뿐이었지만 그는 성공에 취해있었다,

    앞으로 조금씩 어려워지겠죠. 하지만 첫 번째 시험이 쉽다는 말에는 동의해요.”

    뒤에 있던 지안이 자연스럽게 선수의 옆 자리로 끼어들었다.

     

     

     

    임규현 / 2019.06.07 09: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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