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최선을 다한 김인경 선수(공동 4위)를 격려한다.
7년 전인 2012년 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이라는 명칭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김인경은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0㎝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에 가서 결국 우승컵을 유선영에게 내준 일은 최악의 실수 중의 하나로 회자된다.
고1 때 골프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탔던 김인경(30·한화큐셀). 골프를 하게 되면 대부분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데 김 선수는 어렸을 적부터 상당히 당찼던 것 같다.
운동선수 치고는 작은 160cm의 단신 김인경은 한국나이로 19세가 되던 2006년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고 이듬해 투어에 데뷔, 2008년에 롱스 드럭스 챌런지에서 첫 번째로 우승했다.
다음해 2009년 6월에 김인경은 박세리를 한 타 차이로 제치고 일리노이에서 열린 LPGA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우승하여 2번째 LPGA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박세리 키즈가 그들의 우상 박세리를 누르고 우승을 한 것이다.
그렇게 상승세를 타던 김인경은 2012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0㎝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가 패배한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4년여간 슬럼프에 빠졌다.
이를 악문 김인경은 2016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4년여 만에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고 다음해 2017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김인경은 그동안 책을 읽고, 봉사활동을 다니고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김인경은 ‘기부 천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퀄리파잉스쿨 수석 상금도 전액을 기부했고 틈틈이 기부활동을 이어갔다. 또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스페셜 올림픽 선수들에게 직접 골프를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한다.
이 대회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이 대회 36홀 최저타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한 김인경은 마지막 날 챔피언조로 출발했지만 11번 홀에서는 볼이 나무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등 불운을 겪으면서 타수를 잃어 공동4위에 만족해야 했다.
골프에 대한 열정과 지혜로 버텨온 김 선수가 비록 이번 대회 우승의 문턱에서 또 좌절했지만 언젠가는 ‘호수의 여왕’으로 등극할 것을 기대하면서 응원을 보낸다.
(이 메이저 대회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로 불리는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한다.)
허종진 / 2019.04.09 14:3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