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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종진의 골프칼럼) 꽃 피는 봄 필드의 패션

    허종진

    • 2019.03.27 17:44:42

    (허종진의 골프칼럼) 꽃 피는 봄 필드의 패션

    피는 봄이 다시 찾아왔다.

    골프 마니아들은 겨우내 추위를 막기 위해 입었던 두꺼운 옷과 썼던 털모자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필드로 돌아왔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두 종목 패션에서 놀란다는 말은 이제는 온 국민이 다 안다. 바로 화려한 등산복과 골프복이다.

    골프클럽 등 용품 시장 7,0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국내 골프의류 시장은 28,000억원으로 무려 4배나 되는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는 이유이다.

    골프를 자주 치지 않는 분들도 골프의류를 많이 입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봄을 알아차리고 땅을 박차고 올라오는 푸릇푸릇한 잔디위에 알록달록한 화려한 색깔의 옷, 골프장의 개나리와 목련, 벚꽃 등이 어우러져 아무튼 눈의 피로가 확 풀리는 계절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경우 빨강과 검정으로 상징된다. 빨강은 강한 자신감, 열정과 당당함, 공격성을 표현하고 검정은 상대를 제압하는 중압감이 있는 색상이라는 것이다.

    2017HSBC위민스챔피언십에서 182큰 키의 미셸 위가 어깻죽지가 노출되고 몸 윤곽을 훤히 드러내는 붉은 민소매에 하얀 미니스커트의 파격적인 패션으로 시합에 출전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선수들은 물론 본인의 취향도 있지만 후원사의 주문에 따라 패션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고 한다.

    결국 미국 LPGA2017년 선수들에게 과도한 복장금지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나 스커트를 금지하고 하반신이 드러나는 레깅스는 치마바지나 반바지 아래에 걸쳐 입는 것만 허용했다. 치마는 엉덩이를 가릴 정도가 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실력으로 승부해야 할 골프가 너무 외형에 치중해 골프 본연의 정신에 배치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어기면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반해 미국 PGA에서 올해부터 연습라운드와 프로암대회에서 선수들에게 반바지 차림을 전격 허용했다. ‘신사의 스포츠라며 긴 바지에 깃이 달린 상의를 고집하던 90년 전통과 관습에서 탈피해 실용을 택한 것이다.

    190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사진처럼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고 골프를 치던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파격적인 결정이다.

    , 반바지는 무릎 길이의 단정한 차림이어야 하고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받쳐 입으려면 단색이어야 한다. 어쨌든 많은 선수들이 이를 반겼다고 한다.

    미국의 일반 골프장은 아마추어들에겐 복장에 관한한 노터치다. 오거스터 등 소수의 회원제를 빼곤 반바지는 물론 티를 입어도 무방하다.

    1990년대 후반에 개장한 도내 T골프장 얘기지만 골프장에 입장하려던 지인이 복장 때문에 골프장에서 쫒겨난 일이 실제로 있었다.

    청바지는 아니지만 청바지 소재로 된 면바지를 입었는데, 직원이 황급히 쫒아 와서 입장을 제지, 당시 여분의 옷도 없었고 기분도 나빠서 결국은 그날 골프를 포기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도내에 정규 골프장이 몇 군데에 불과해서 골프장 경영주가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아마 클럽하우스에서 이를 내려다보고 입장을 제지시킨 것 같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도 골프장과 스카이72, 에머슨퍼시픽, 360, 금강CC 70여 곳 골프장이 반바지 차림을 허용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반바지 차림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회원제 골프장은 반바지 출입을 제한하며 여전히 드레스 코드를 강요하기도 한다.

    골프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는 물론 미국에서도 반바지 차림이 일상화됐고, 골프 대중화라는 추세에 맞도록 여름에는 반바지를 입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필드의 계절 봄이 왔다. 친목을 도모하고 즐거워야 할 골프가 패션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너무 신경 쓰여도 곤란하지만 취향과 여건에 맞고 좀 더 편하게 멋지게 꾸며 입어보자.

     

    허종진 / 2019.03.27 17: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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