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을 하고 시합에 나가는 젊은 선수들도 원하지 않는 부상으로 잘 유지되던 경기력이 떨어져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스윙을 하다가 허리나 어깨, 옆구리, 등, 무릎이나 팔목, 손목 등에 무리가 가거나 아니면 과다하게 사용하다보면 부상정도에 따라 병원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골프광들은 여기저기 부상이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골프 약속이 잡히면 일단 필드로 간다. 나을 때까지 못 기다린다. 그래서 골프는 중독성 있는 운동인 것 같다.
지난 28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월드 상위랭킹 선수가 대부분 참여한 가운데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박성현이 우승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만 양희영, 김세영, 미쉘 위 등 한국이나 한국계 선수가 기권을 선언했다.
특히 양희영은 전 대회였던 타일랜드 챔피언십 우승자, 미쉘 위는 전년도 이 대회 우승자였기에 골프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양희영은 태국 대회 이후 감기몸살을 심하게 앓아 연습라운드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결국 3번 홀을 마친 후 어지럼증과 몸살증세를 호소하며 기권, 이후 김세영은 13번 홀을 마친 후 허리통증으로, 미쉘 위마저 15번 홀 이후 기권을 선언하면서 1라운드에만 한꺼번에 세 명이 경기를 기권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일부 선수는 컨디션 난조로 스코어가 좋이 못하면 부상을 핑계로 기권하는 의혹도 받아 팬들의 비난을 사기도 한다.
올 시즌 첫 대회에 나선 박인비 선수는 가까운 톱랭커 3명이 한꺼번에 기권하는 사태를 보고 “빨리 컨디션을 되찾아 필드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방송인터뷰에서 위로했다.
남녀 골프사상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주인공, 박인비 선수 역시 손가락 부상으로 한 때 부진했던 시기가 있었고 2016리우올림픽에서 손가락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감동의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지정병원에서 투어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목과 허리가 각 22%, 어깨가 21%, 무릎이 18%, 발목이 17% 순이었으며 선수의 80% 정도가 갖가지 부상을 안고 시합을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과다하게 사용하다보면 결국은 부상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승용차보다 많이 주행하는 택시가 일찍 폐차되는 것과 같다. 그러나 프로는 직업이고 성적이 상금과 직결되지만 재미로 즐기는 골프를 하는 아마추어의 경우 오래 필드에 다니기를 희망하면 연습도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하자. 과한 욕심이 화를 부르게 된다.
아마추어 경우 과사용증후군보다 준비운동이 부족해서 부상을 당하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필드에 여유 있게 가서 최소한 10분 정도의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통증에 시달리지 않고 병원에 다니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허종진 / 2019.03.05 14:4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