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보호자가 함께 받는 교육
지윤(가명)이를 처음 만난 건 10년 전,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아동의 심리 정서 안정을 위한 통합예술프로그램이었습니다. 똘똘해 보이고 눈이 아주 큰애였지만, 또래보다 한참 왜소한 체구여서 걱정을 좀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과는 반대로 함께하는 동생들을 잘 챙기고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종료 뒤 아쉽게도 2017년부터 복지관에 올 일은 없어졌지만, 난방비 및 푸드뱅크 등 지속해서 경제적 지원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늘 밝은 마음을 가지려 했던 지윤이와 어머니를 저는 종종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20년이 되던 해, 문득 지윤이가 생각났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지윤이에게 진로에 관한 고민을 함께할 멘토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복지관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와 월드비전에서 지원하는 청소년 진로 활동 프로그램인 아동의 꿈 찾기 프로젝트 ”Dream School“이 있었고, 매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을 모집하고 선발해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지원해 주는 장기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윤이는 본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할 것 같았습니다. 다시 만난 지윤이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고, 어느 방향일지 모르지만, 운동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하였습니다.
지윤이는 예상대로 ‘Dream School’ 사업에 잘 참여해주었고, 꿈 지원금과 장학금을 통해 좋아하는 운동 학원에 계속 다닐 수 있었습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힘들고 아픈 시기도 있었지만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체육관에 나가 자격증도 따고 경력을 쌓으며 한 발 한 발 노력하며 잘 성장해 왔습니다.
어느 날 결심이 섰는지 “선생님 저 체육관 관장님 아니면, 체육 선생님이 되어야겠어요.”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운동이 끝난 뒤 쉽지 않았을 공부를 늦은 저녁, 새벽까지 하며 단시간에 더 큰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습니다. 그 힘든 과정을 지윤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고 2024년 12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복지관에 계세요? 저 대학에 합격했어요!! 합격 인사드리러 가려고요.!”라며 전화가 왔고, 직접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저는 체육 선생님이 되기 위한 또 다른 과정을 시작하게 된 지윤이를 위해 응원해주었답니다.
아이들은 모두 꿈이 있습니다. 그걸 표현하는 능력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때 그들은 비로소 피어나고 반짝입니다.
어려운 아이들의 꿈을 향한 노력에 조금 더 관심을 갖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종합사회복지관 유현원 복지2과 팀장 / 2025.03.25 09: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