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군산대학교 간호학부 성지후
지난 7월, 학교의 지원으로 캐나다 캘거리 대학에서 4주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나 혼자 외국에 가본 것은 처음이었고, 4주간 외지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느낀 감정은 흥분이었다. 간호학부에 입학한 후 타 전공보다 많은 학습량과 과제들, 어려운 의학 용어, 그리고 교내에서 진행되는 간호학 전공 실습을 통해 의료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차에 어학연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캐나다에서의 어학연수는 복잡할 수 있는 과정이었지만 국제교류원의 도움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고, 나는 모든 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어학연수를 처음 시작할 때, 현지 생활과 수업 과정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내 수준에 맞는 수업에 들어가 친구들을 사귀고 나니 이후 캐나다 생활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캘거리 대학의 교육과정은 대화형으로 수업을 이끄는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간호학 수업은 대부분 방대한 학습량에 맞춰 강의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에 익숙했던 터라 수업 내내 학생들과 교수님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은 매우 생소했고, 한편으로는 이런 교육 과정이 부러웠다. 수업 중에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반 친구들과 토론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고, 영어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며 어학 실력도 향상되었다.
내가 속한 클래스에서 특이했던 점은 캐나다 퀘벡주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퀘벡주는 대부분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별도의 영어 교육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고 했다. 퀘벡에서 온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캐나다의 교통 시스템과 다양한 행사들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캘거리 대학의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평일 오전 영어 수업 외에도 주말에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연수생들은 레벨이나 클래스에 상관없이 신청한 사람들과 어울려 캘거리 근교의 박물관이나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며 교류할 수 있었다. 특히 Banff 투어나 Jasper 캠핑 등 자연친화적인 캘거리의 도시들을 새로운 인연과 함께 탐방한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나는 캘거리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캐나다 친구들과 함께 별도의 여행을 다녔다. Canmore라는 작은 시골 마을이나 캘거리 다운타운을 둘러보며 독립적인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어학연수 기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곳곳을 탐험했기 때문에 발에 물집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은 내 인생에서 새롭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어학연수는 단순히 어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사회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수업뿐만 아니라 액티비티를 함께했던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고, 내년에 한국에서 퀘벡에서 만난 친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Delulu is the Solulu!"라는 말은 해외 Gen Z들이 많이 사용하는 슬랭 중 하나다. ‘delulu’는 ‘delusion(망상)’을, ‘solulu’는 ‘solution(해결책)’을 의미한다. 원래 부정적인 의미였던 ‘망상’이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어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활력제로 사용되고 있다. 즉, "Delulu is the Solulu"의 의미는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해결책이 된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내가 캐나다에서 직접 체감한 것이기도 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는 문구가 되었다. 이 문구 하나로,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인생에서 큰 경험이자 전환점이 되었다.
벌써 10월,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간호학부 학생으로 간호학 전공 이론과 실습을 배우고 있고, 내년에는 임상 실습도 나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주어진 간호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내 삶이 보다 풍요롭고 자기 주도적인 시간으로 채워지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내면을 채우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캐나다 캘거리 대학에서의 어학연수 경험은, 간호사의 글로벌 역량이 강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멋진 간호사가 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국립 군산대학교에 감사하며, 나의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데 동기부여로써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새군산신문 / 2024.10.15 12: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