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주변 지인들이 그래도 올해 시즌을 마감하는 라운딩을 하자고 해서 얼마 전에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필드에 자주 나가지 못하면 당연히 스윙리듬과 감을 찾기도 쉽지 않고, 공의 방향도 훅이면 훅, 슬라이스면 슬라이스로 일관되게 나면 목표를 오조준이라도 하면서 버티지만 훅이 났다가 슬라이스가 났다가 왔다 갔다 하면 곤란해진다.
필자는 지난번에도 훅으로 고생했지만 이 번에는 훅이라고 하기도 민망하게 아예 직각으로 꺾어지는 심각한 증상이 나오다가 한 번씩 오른 쪽으로 밀리고 들쭉날쭉 제멋대로 날아가고 심지어 해저드를 건너서 남의 집으로 넘어갈 정도이니 아마 프로에게 그렇게 쳐보라고 해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복습을 해보니 문제는 약한 손목인 것 같았다.
클럽을 끌고 와 임팩트를 지나 팔로우를 하는데 헤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손목이 너무 목표방향을 꺾여 ‘악성 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름 진단을 했다.
‘악성 훅’과 관련해 골프의 전설 벤 호건(메이저 9승 포함 63승 달성)의 ‘모던골프’에 나온다는 왼손목의 외전(外轉, 외부회전 supination)이 생각이 났다.
벤 호건이 훅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할 때 꾸준한 연습을 하면서 나온 것이라 전해지는 외전은 다운스윙에서 손목관절(뼈)부분이 팔뚝과 손등보다 조금 앞서가면서 왼손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면서 임팩트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손목외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이와 반대로 손목이 꺾여 퍼 올리는 듯한 스윙이 되면, 꺾이는 정도에 따라서 훅이 심하게 나게 된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상당수가 파워를 얻기 위해 ‘스트롱그립(strong grip,왼손 손등에 손마디가 3개 정도 보일 수 있도록 왼손을 돌려 잡는 그립으로 오른손은 스퀘어보다 조금 오른쪽으로 돌려지는 그립)을 하는데, 다시 살펴보니 ‘스트롱그립’과 ‘외전’은 궁합이 맞지 않은 것 같았다.
외전을 하려면 그립이 상당히 중요한데도 이를 간과하고 스트롱그립을 잡고 세게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손목이 손등(목표) 방향으로 많이 꺾여 외전이 될 수가 없고, 손목이 약할수록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손목은 손등(목표)방향이 아니라 공이 놓여 있는 땅 쪽으로 꺾여야 한다는 게 교습가들의 말이다.
‘외전’과 궁합인 맞는 것은 ‘위크그립(weak grip, 왼손 손등 손마디가 2개 정도 보이면서 오른 손을 왼쪽으로 많이 돌려 잡는 약한 그립)’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 골프채널 아카데미의 인기 프로의 강습을 최근에 보니 다운스윙에서 임팩트로 나갈 때 ‘왼손 손날로 지면에 수평에 가깝게 내려오면서’ 쳐야 손목이 꺾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핸드퍼스트 자세와 손목 로테이션이 이뤄진다고 설명하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강의는 조금 더 이해하려면 캐나다의 골프영웅이자 벤 호건(투 플레인 스윙)과 쌍벽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는 모노먼(원 플레인 스윙)의 스윙을 찾아보자.
‘잊혀진 볼 스트라이킹 천재’였지만 골프황제 타이가 우즈가 골프 역사상 자기만의 스윙을 남긴 사람은 ‘벤 호건’과 ‘모 노먼’ 두명 뿐 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모 노먼이 남긴 공식기록을 살펴보면 그가 어떻게 볼을 쳤는지 상상할 수 있다. ‘홀인원 17회, 알버트로스 9회, 18홀 59타 3회, 61타 4회, 코스레코드 33회.’
공을 너무 똑바로 쳐서 별명이 ‘파이프라인 모’이다.
허종진 / 2018.12.15 16: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