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김철순
아이들은
학원 가고
숙제하고
텔레비전 보느라
무궁화꽃이 핀 줄도 모르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심심해서
무궁화 혼자 꽃을 피웠습니다
다가오는 아이들
아무도 없는데
무궁화 혼자 술래가 되었습니다
사과의 길(문학동네. 2014)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무궁화꽃은 조금 더 있어야 피겠지요. 하지만 봄이 되니 문 밖만 나서면 산에 들에 들꽃이 지천입니다. 꽃들 홀로 술래잡기하지 않게 자세히 바라보기도 하고 이름도 불러주면 어떨까요? 해마다 봄은 오는데, 봄꽃도 피는데 이름 불러준 들꽃이 몇이나 되는지 헤아려봅니다.
신재순 / 2021.04.08 14:5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