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윤석중
암만 배가 고파도 느릿느릿 먹는 소
비가 쏟아질 때도 느릿느릿 걷는 소
기쁜 일이 있어도 한참 있다 웃는 소
슬픈 일이 있어도 한참 있다 우는 소
<달따러 가자> 2008. 비룡소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소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큰 눈에 선함이 가득하고, 묵묵히 제 삶을 인내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윤석중 시인이 바라본 소도 그렇지요. 급변하는 세상에서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신축년, 소처럼 조금은 느릿느릿, 기쁜 일, 슬픈 일에 더디게 반응하는 법도 배워봅니다.
신재순 / 2021.02.25 09:3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