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숨었나
이준식
아이들이 체육 하러
운동장에 간 사이
게시판에 아이들 그림을 붙이다
압정 하나를 떨어뜨렸다.
체육 시간
다 끝나 가는데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사물함도 들어 보고
책상 위에 의자를 올려놓고
이리저리 쓸어 봐도 안 보인다.
압정 하나가
교실 문을 못 열게 한다.
<나한테 밑줄 한번 쳐 줄래> 2019. 창비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이준식 시인처럼 꼭 선생님이 아니라도 집 안에 유리컵 하나가 깨져 가족이 다칠까봐 노심초사했던 생각이 나시죠. 아이들 생각에 끙끙거리며 압정을 찾고 있을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러고 보면 압정 하나의 힘이 무척 세지요?
신재순 / 2021.01.06 10: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