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들
권영상
단추통에
단추들
좀 불러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거기가 소매 끝자리든
뒷주머니든
눈에 띄지 않아도
어디든 찾아가 조용히 일하고 싶어 한다.
단추통에
모아둔 단추들
지금 일자리가 없다.
<고양이와 나무> 상상. 2020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마지막 한 줄 ‘지금 일자리가 없다’라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동시 한 구절 읽었을 뿐인데, 겨우 단추통에 모아둔 단추들의 쓰임을 찾아주자는 것인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나날엔 단추의 일로 읽히지 않습니다. 어디든 가서 일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갈증이 큽니다. 괜히 소매 끝자리라도, 뒷주머니에도 단추 하나 달아보고 싶은 날입니다.
신재순 / 2020.12.09 15: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