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까기
박경임
성민이가 양파를 까며
껍질을 까니까 껍질이 나와
껍질 속에 껍질
또 껍질, 끝까지
남는 알맹이는 없잖아
엄마가 양파를 까며
한 꺼풀 벗기면 뽀얀 알맹이
알맹이 속에 알맹이
또 알맹이
알맹이로 가득 찼어
둘 다 눈물을 닦으며
에휴, 매워
<동시마중> 2020년. 9・10월호
*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를 실감하고 계시는지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우리 앞의 나날이 놀라운 속도로 달려가는 것은 맞지요. 동시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시기를 껍질로 여길지, 알맹이로 여길지.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째도 지금 이 시기가 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부디 평온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신재순 / 2020.09.09 14:4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