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시) 의자
의자
유강희
맨바닥에 앉는
그늘이 안쓰러워
나무 아래 둔다
<손바닥 동시> 2018년. 창비.
*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나무는 제 몸을 던져 그늘을 만들지요. 사람들은 그 그늘을 그저 당연한 것처럼 즐기고요. 그늘 아래 의자가 놓여 있다면 당연히 사람을 위한 의자구나 생각하고요. 시인의 눈은 다르지요. 그 그늘이 맨바닥에 앉게 되는 것을 안쓰러워 하고 그늘을 위한 의자라고 했어요. 나무 그늘 아래에 있는 의자에 앉을 때마다 그늘의 자리를 잠시 빌린다고 생각하는 것도 괜찮겠죠?
신재순 / 2020.07.22 10:2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