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김성민
어른들이 기계로
강가 풀을 베고 있어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여린 풀을 베는데
소리는 왜 저렇게 클까요?
<브이를 찾습니다> 2017년. 창비.
*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여린 풀을 베는 예초기 소음이 무척 크다는 생각 다 해보셨지요? 우리는 작은 풀에도 겁을 먹고 너무 큰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간이 무자비하게 베어낼 때조차도 풀은 그저 풀향기 가득 내뿜는 것으로 저항할 뿐인데요. 벌레를 피하고자 너무 많은 농약을 써야 하고, 추위나 더위를 참을 수 없어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요. 우린 그러지 않아도 되는 곳에 정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건 아닐까요?
신재순 / 2020.07.15 16: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