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정 두 개
유미희
내 방에서
제 몸의 몇 배나 무거운 세계지도를 번쩍 들고 서 있다.
벌써, 일곱 달도 넘었다.
<오빤, 닭머리다!> 2016, 한겨레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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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시인은 제 몸의 몇 배나 무거운 세계지도를 들고 있는 압정이 대단해 보입니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을 견디고 있다고요. 시인이 압정 두 개를 생각할 때 저는 그 압정이 힘을 낼 수 있게 제 몸의 일부를 내어주고, 또 꼬옥 품어준 벽면을 생각해봅니다. 멋진 일을 해 내는 누구라도 혼자 힘으로만 된 것은 아닐 거예요.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겠지요?
신재순 / 2020.01.22 16:5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