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어린이시
베개
정재빈 (군산미장초 4학년)
난 베개가 좋다.
열이 나서 침대에 누웠더니
베개가 푹신푹신한 게 기분이 좋다
베개에 누우니 엄마 무릎에 누운 것 같다.
난 베개가 좋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숙제하려는 날
베개가 계속 가지 말라며 끌어당겨
숙제를 겨우겨우 했다.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아, 열이 난 머리를 포근히 받쳐주는 일도 베개가 한 일이고요. 잠자리에서 더 있으라고 끌어당기는 것도 베개가 한 일이네요.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었던 이유가 베개였네요. 재빈이의 이 귀여운 핑계 때문에 오늘은 베개가 주목받는 날입니다. 생각해보면 재빈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푹신하고 향그러운 베개를 베고 누우면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기도 하죠. 잠에 빠지면 무언가 끌어당기듯 깨어나기 싫은 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도 재빈이처럼 베개가 참 좋답니다.
채명룡 / 2019.03.05 14:4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