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청취자 문자
박기린
3주하고 이틀째
오늘도 실패죠
소복 입고, 머리 풀고
초저녁부터 기다렸는데
핸드폰에 빠져서
눈길 한번 안 줘요
인간을 놀래키려다
내가 먼저 쓰러지겠어요
골목길에서 잠복근무 중인
처녀 귀신님의 문자였습니다
<동시마중> 2023년3,4월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정말 그럴 것 같죠. 모두가 다 핸드폰에 빠져 있으니 귀신 보고 놀랄 일도 없어요. 아니 귀신 같은 게 보고 싶으면 언제든 핸드폰을 켜서 마음의 준비하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으니 한밤중 잠복 중인 쳐녀 귀신님이 노할 만하네요.
신재순 / 2023.05.03 13:4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