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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시) 날을 세워 봐

    신재순

    • 2023.03.16 16:02:21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시) 날을 세워 봐

    날을 세워 봐

     

    박은경

     

    책갈피를 넘기다 손가락을 베었다

    종이도 날을 세우면

    서슬 퍼런 칼이다

     

    무뎌지는 건 무너지는 거다

    맞서서 날을 세우는 게

    나를 세우는 거다

    웹진 <비유>20227월호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위정자들은 어쩌면 종이처럼 부드러운 시민들, 사사건건 침묵하는 사람들을 미덕인양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종이 같은 소시민들도 날을 세우면 서슬 퍼런 칼이 될 수 있음을 언제나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요. 맞서서 날을 세우는 게 우리 자신을 세우는 것임을 기억하는 한, 함부로 그들만이 살기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겠지요. 동시를 읽지만 그 어떤 실천의 책보다 나를 세우게 되는 시입니다.

     

    신재순 / 2023.03.16 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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