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얘기
강소천
버선 깁는 할머니의
바늘귀 한 번 끼워 드리면
닦은 콩보다 더 고소-한
옛날 얘기가 하나.
<귀뚜라미와 나와> 보리.1999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옛날 얘기를 듣는 일 자체가 옛날 얘기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무서운 얘기 해주세요. 옛날 얘기 해주세요. 하며 조르던 기억도 오래되었네요. 요즘 아이들은 그보다 더 가까이, 쉽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볼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렇지만요, 눈 오는 밤, 이불 속에서 어른들에게 듣던 옛날 얘기만큼 재미있는 얘기는 아직 없는 듯 합니다. 그런 얘기를 들려 줄 어른은 계실까요?
신재순 / 2023.01.04 10:3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