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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니의 세상만사 - 때론 철들지 않음이 필요할지도..

    박수진

    • 2018.10.22 19:17:09

    수지니의 세상만사 - 때론 철들지 않음이 필요할지도..

    어르신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1m 마술공연이 이루어졌다. 한뼘 더 가까이에서 신기한 마술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공연으로 평면적 공간 한걸음앞에서 마술이 펼쳐졌다.

    바로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은 순간이 이어질 때마다 신기함에 탄성이 이어진다. 간혹 그 상황에 의문을 품은 어르신들의 순수한 질문에 유쾌한 웃음이 이어지기도 한다. TV를 통해서 보아왔던 마술에 분명 무언가 속임수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쏟아내는 질문에, 상황에 익숙한듯 마술사는 능숙히 진행한다.

    마술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어르신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시간을 잘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그리고 애써 준비한 마술공연에 혹여 실수가 있더라도 함께 즐기며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양한 모습의 어르신들을 본다. 마술공연 내내 표정없이 응시하는 어르신, 시종일관 의심의 눈초리로 상황을 살피는 어르신, 그저 상황에 충실히 적절한 취임새와 함께 다만 한공간에 있는 어르신, 상황에 몰입되어 놀라기도하고 어쩌면 과장되어 보일지 모를 행동으로 공연을 즐기는 어르신..

    이 시간을 주도하는 사람은 마술사일지 모르나 내가 보기엔 온전한 몰입으로 흥미진진한 과정마다 탄성과 환호성으로 함께하는 어르신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분들의 호응에 따라 마술사는 덩달아 신명나는 호흡으로 더 진귀한 마술을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공연이 마무리되고 나서도 그분들은 여전히 즐겁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감사의 인사로 전한다.

    묵묵한 관람자였던 어르신은 공연이 끝나자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평범한 시간과 동일하게 뒤돌아선다. 공연히 걱정이 되어 마술공연이 어땠는지를 묻자 굉장히 재미있었다 한다. 공연장에서의 표정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운 평가였기에 재차 여쭤본다. 마술이 재미있었다면, 박수와 호응을 크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았겠는지 - ‘이 나이에 무슨 체통없이..그저 재미있으면 되는거지..’ 메마른 대답에 더는 묻지 않고 그럴수도 있겠다는 말로 대화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무언가를 누리고 즐기는 일에 나이가 정해진 것은 아닐터이다. 마술공연에서 어르신들의 다양한 표정을 통해 보았듯 말이다. 매 순간 그 시간을 오롯하게 누리는 것은 온전히 그 시간에 몰입하는 일일것이다. 때론 순수한 동심의 마음으로, 철들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함께하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아닐지..

     

    나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사는 것. 여전히 깨어있는 감성을 지니고 산다는건 때로 철들지 않은 순수함이 이끌어 내는 것일거란.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하는 힘이 될수도 있겠다.

     

    박수진 / 2018.10.22 19: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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