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막 15:24-32
새벽기도 총진군
사순절 새벽기도 총진군 기간이다. 새벽마다 개복동3-1번지가 시끄럽고, 교회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교회당은 새벽을 소중히 여기며 새벽총진군에 함께하는 성도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하고 행복하다. 새벽은 왜 소중할까?
새벽은 하루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첫 단추가 중요하듯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 그 하루의 삶을 좌우한다. 첫 시간을 드린다는 것은 정성이고 헌신이다. 새벽은 ‘육’을 이기게 한다. 새벽을 깨우는 것 자체가 ‘육’을 쳐서 하나님께 복종케 하는 것이다. 한번만 참석하라는 권유를 받고 얼떨결에 참석한 성도들도 있다. 쉽지 않음을 안다. 하지만 ‘육’을 처서 하나님께 엎드리는 것이 바로 새벽이다. 새벽에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한다.
수지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이 새벽에 기도를 하는데, 유난히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딸을 위한 기도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간절한 기도를 마친 뒤 몇 시간 후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딸이 시험 기간이라 시험을 마치고 친구의 차를 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던 길에 고속도로에서 큰 트럭을 피하려다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별로 다친 사람이 없었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새벽에 기도를 하던 바로 그 때였다. 하나님은 새벽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신다.
십자가
오늘 본문에 십자가란 단어가 여섯 번 나온다. 우리는 어떤 예수님을 믿는가? 십자게 못 박히신 예수님을 믿는다. 어느 교회 예배당 옆 벽면에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믿는다>라고 글을 쓰여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담쟁이 넝쿨이 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란 글을 가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다>라는 글만 남았다. 한참 지난 후에 담쟁이 넝쿨이 더 자라나 이번에는 ‘예수님’ 글자를 가리게 되어 <우리는 믿는다>란 글씨만 남았다. 우리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믿는다. 아멘.
비아 돌로로사
나는 예수님의 고향을 방문했을 때 비아 돌로로사 즉, 빌라도의 법정에서 골고다 십자가 언덕까지의 길, 슬픔의 길을 십자가를 메고 걸었다. 맨 앞 사람이 십자가를 메고, 나머지는 그 뒤를 찬송을 부르면서 뒤따랐다.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 세상 죄를 지시고 고초당하셨네. 예수님 예수님 나의 죄 위하여 보배 피를 흘리니 죄인 받으소서>
그 길은 아람 사람들의 상가로 즐비한 거리다. 원 달라!, 싸다 싸! 지금도 관광객을 향한 호객이 여전한 그 거리였지만, 전혀 귀에 들리지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십자가 은혜에 젖어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는 안중에 없었고,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았다. 날 위해 지셨던 예수님 십자가만을 의식했다. 참 의미있는 십자가 영성 체험이었다.
우리는 믿는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믿는다.
김민재 / 2019.03.27 17: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