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신나게 노닐 수 있는 ‘청보리밭’ 가득
미성동 국제문화마을‧옥구저수지‧옥녀교차로
많은 사람들이 ‘군산’하면 푸른 바다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5월의 군산은 초록 빛 청보리밭의 풍경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군산은 흰찰쌀보리를 대표 특산품으로 내세우는 만큼 많은 보리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이를 증명하듯 미성동 일대 서군산을 들러 보면 보리가 눈 앞에 가득 펼쳐지는 풍경을 사진첩에 담아낼 수 있다.
노란 유채밭을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보리의 향연, 미성동 국제문화마을
해마다 5월이 되면 열리는 군산꽁당보리축제는 따뜻해진 날씨를 맞아 자라난 푸르른 보리밭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군산은 맛있고 소화 잘 되는 흰찰쌀보리의 효능을 응용한 비빔밥, 빵, 막걸리, 수제맥주 등 가공품을 제조하며 ‘보리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눈 속에서도 어기차게 살아난 보리가 봄바람을 맞아 논밭에 푸르게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다.
꽁당보리축제가 열리는 미성동 국제문화마을 앞들은 주민들이 심은 보리와 유채, 메밀, 꽃양귀비, 자운영, 해바라기 등이 즐비해 볼거리를 더한다.
옥녀교차로(사진=한국관광공사)
탁 트인 청보리밭, 옥녀교차로
내초동에 위치한 옥녀교차로는 드넓은 청보리밭 가운데 메타세쿼이아 군락이 있어 이색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5월 여행지’와 2022 전북도 시군 명소를 선정한 ‘네컷 사진’, SNS, 방송을 통해 사진 명소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이 탁 트인 시야를 보여 준다.
봄철엔 청보리밭, 겨울철엔 눈 덮인 설경 등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과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제 팽나무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옥구저수지
원래 만경강 연안은 간석지(하천에 의해 하구에 운반된 점토, 모래 등 미립물질이 해수의 운반 작용으로 그 인접 해안에 퇴적된 지형)였다. 그러나 1923년 옥구저수지가 축조되고 간척사업이 이루어지며 농경지로 변모했다.
전북 유일 항구도시인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항구로 수탈당했으며, 이 당시 옥구평야를 비롯한 드넓은 논이 일본인 지주에게 할애되고, 농민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만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제는 이곳 옥구저수지를 중심으로 남쪽 850정보는 한국인에게 소작을 주고, 북쪽 1,000정보는 일본인 이주자에게 분배했다. 한국인은 가구당 5마지기의 소작으로 ‘옥구농장’을, 일본인 이주자는 가구당 60마지기 토지를 분배해 ‘불이농촌’을 형성했다.
100여년이 지난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저수지 둘레길을 거닐 수 있는 산책로로 인기를 얻고 있으니, 그만큼 시간이 훌쩍 흘렀다는 방증이 아닐까.
김혜진 / 2023.05.18 14:3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