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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서 걸어서) 들과 강이 어우러진 미소길 ②

    김혜진 newgunsanews@naver.com

    • 2022.12.06 16:15:35

    (걸어서 걸어서) 들과 강이 어우러진 미소길 ②

    임피역(사진=군산시)

     

    수탈 거점 옛 임피역과 지역 유일 대야 오일장

    구슬뫼길 쌍천 이영춘박사 발자취까지

     

    임피향교, 이방청, 채만식문학관 등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임피에서 시작해 남산과 호원대를 거쳐 근대역사 자원인 임피간이역으로 이어지는 구불길 미소(米疏).

    미소길은 임피면 지역과 3층 석탑의 전설이 있는 탑동마을, 겨울을 맞아 무성해진 갈대가 어우러진 탑천, 너른 들을 끼고 흐르는 만경강을 통해 김제로 연결되는 대야면을 잇는다.

     

    시민들의 애환을 담은 임피역

     

    남산과 호원대학교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등록문화재 제208호 임피역은 임피, 서수 지역에서 운반된 미곡을 군산항으로 반출하기 위한 수탈 거점이었다.

    태평양 전쟁에 끌려갔던 젊은이들과 해방 후 돌아오지 못한 자녀들을 기다리던 부모들의 눈물이 서려 있는 이 곳은 6.25전쟁 후 청년들의 출퇴근 장소이기도 했다.

    현재는 폐역이지만, 역 내부에는 채만식 선생의 레디메이드 인생중 한 장면과 대합실 사람들, 매표소 직원 등을 조각한 조각상과 나무 난로, 일제의 곡물수탈 사진, 통학했던 학생들의 사진 등이 정갈하게 전시돼 있다.

    역 외부에는 재래식 화장실과 물을 한 바가지 펌프에 넣어 손잡이를 위 아래로 올렸다 해서 얻는 방식의 마중물 펌프, 오포 사이렌, 기차 모형 등 사진을 찍거나 옛 역사 풍경을 만끽할 만한 코스가 다양하다.

    임피역에서 약 2km 떨어진 대야면 죽산리 탑동마을은 백제 양식을 계승해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66탑동마을 3층석탑이 있다.

    황금빛 들판 아래 소박함을 자랑하는 탑동마을은 민속박물관과 현재까지 전승되는 농요 옥구들노래등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고기, 야채, 과일, 채소, 화훼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군산 유일, 대야 오일장

     

    0.7km정도 구간(대야농협 산월지소~대야의용소방대)에 이르는 대야장은 매달 1일과 6일 열리는 군산 유일 오일장으로 그 맥을 이어 오고 있다.

    전국 10대 오일장인 이곳은 과일, 채소., 육류, 화훼, 잡화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빼곡이 장이 선다.

    평일에도 장이 열리며, ()시장인 대야 한우특화단지가 있어 비싸지 않은 가격에 고품질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이영춘 마을

    쌍천 이영춘 박사의 발자취

     

    대야면에서 군산시청 방향으로 항하면 구불4구슬뫼길중 일부 구간인 쌍천 이영춘 가옥과 장군봉(85.5m)이 있다.

    군산간호대학교 내 위치한 이영춘 가옥은 일제강점기 전북 지역에서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 대지주 구마모토의 별장으로 지어졌으나 광복 후 구마모토 농장 진료소장을 지냈던 이영춘 박사가 거주했다.

    이영춘 박사는 1929년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하고 1935년 교토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선인 교수 밑에서 연구한 최초의 의학박사로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 역할을 해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다.

    이영춘 가옥은 일본식 주택의 기본적인 공간 구성에 서구식 주택의 응접실과 한식 주택의 온톨방을 결합한 단층 목조 주택이다. 정교한 실내 장식과 가구 뿐만 아니라 천연 슬레이트 지붕과 자연석 및 목재로 마감한 서구식 외관이 특징이다.

    군산간호대학교에서 왼쪽으로 난 골목길을 향하면 나오는 서개정 이영춘마을2010년 군산시 최우수상 수상, 2011년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한 곳으로, 수목 아래 개정저수지와 이영춘 박사 묘와 동상 등이 세워져 있다.

    서개정에서 개정저수지를 끼고 동개정으로 걷다 보면 마른 목을 축일 수 있는 우물 장군샘이 있다.

    지난 111일 먹는물공동시설로 지정된 장군샘 약수터(개정동 280-3)1996년에 약수터로 최초 지정돼 운영해 오다가 200512월 수질 검사에 부적합 판정을 받고 폐쇄됐다.

    하지만 개정동 지명유래와 연계된 중요한 상징성이 있는 곳으로 약수터 재지정 요청 서명운동으로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약수터 재지정을 요구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열망을 담아 2020년 시민참여예산 개정동 지역위원회에서 장군샘 보수를 결정, 2021년 시민참여예산사업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관정 개발, 우물 설치 등 지하수 개발·보수공사를 진행했다.

    올해 장군샘 편의시설 설치, 주변 환경정비 공사를 진행해 현재 약수터 모습으로 탈바꿈했으며, 지난 11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수질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았다.

    부쩍 추워진 겨울, 끝나간 가을이 아쉽지만 구불길을 걸으며 약수 한 잔 마시고 장군봉 정상에 오르기 좋은 날씨다.

     

    김혜진 / 2022.12.06 16: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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