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코 앞에 다가온 요즘 야당에서는 대장동 투기세력과 사업 시행자와의 은밀한 관계를 주장하는 ‘대장동케이트’로 선거판을 휘젓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대장동 사업에 대하여 공익 환수 설계를 했던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아니라 야당 인사들을 비롯한 50억 클럽이 몸통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부당산 개발로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은 사업자들의 일확천금 뉴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자들은 법망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숫가락을 얹었던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쇠고랑을 차는 일도 종종 나왔다.
군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큼지막한 개발사업이 터질 때마다 힘있는 특정인들과 공직자들의 땅투기 소식도 들려왔다. 어느 땐 사실로, 어느 땐 의혹 제기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
지난 2013년 군산 전북대병원이 들어서려던 ‘백석제’가 대표적이다. 당시 시장과 특수한 관계인 사업자가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인근의 땅을 사들였다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당시에도 몇몇 공직자의 이름이 거론되었으나 유야무야 되었다.
그 이전의 미장택지 개발사업에서도 그랬고, 그보다 앞선 1990년대 조촌택지 개발사업에서도 개발 정보를 빼낸 사람들의 땅투기와 폭리 소식이 나오면서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누군들 돈버는 데 욕심이 없으랴마는 일반 공직자는 물론이거니와 선출직 공직자들은 삼가해야 하는 게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다.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자리일수록 스스로를 단속해야 하고 구린데를 가지 않는 게 우선이다. 개발 정보를 미리 알려주었거나, 공적인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그런 정보를 주변에 알려 사익을 취하게 했다면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
최근 한 시의원 가족이 고군산군도 ‘관리도 예술 섬 조성사업’ 지구의 정보를 사전에 알고 땅 투기를 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지난해 12월 A의원의 배우자와 딸이 포함된 3가족이 관리도 임야 5천6백㎡ 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풍경예도(風景藝島)’로 알려진 관리도 예술 섬 조성사업은 군산시가 고군산군도의 관리도 1.21k㎡(37만평)에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8월 시의회가 1억원의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용역비를 세워주었고, 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구 의원이 전국입찰 조건으로 만들어 준 예산을 전북의 특정기관에 계약해준 이유를 따져 묻기도 했다.
민자사업비 약 3천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1조 이상의 대단위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2022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라서 투기 자본이 눈독을 들이기 십상이었다.
이런 사업지구에 시의원 가족이 지분 투자로 땅을 샀다는 소식이 일반 시민들에게 좋게 보일리가 없다.
해당 시의원은 “아내가 부동산업 일을 하는데 시세보다 쌌기 때문에 지분으로 나눠 샀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저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당시 매입가격으로 이 땅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사실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선출직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으로서 ‘오비이락’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그 뜻을 곰곰히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승일 본지 회장 / 2021.12.29 09: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