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시간여행축제를 시민참여형으로 육성하려고 했지만 체계적이지 못한 축제 기획으로 유탄을 맞게 생겼다. 또한 믿었던 상인들이 일탈로 머리 아프다.
더구나 전문성과 장래를 위하여 만든 축제위원회마저 유명무실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등 사면초가이다.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일회성에 그칠 게 아니라 축제의 노하우와 시설 장비 등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군산시가 자체 축제를 기획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는 의도로 만든 축제위원회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이 위원회의 존립 이유마저 찾지 못할 정도로 축제의 기획과 실행 단계에서 전문가 집단다운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갈팡질팡했던 이번 축제가 바로미터라고 본다.
지난해 축제 이후 의욕적으로 도시재생지역의 민간협의체들과 협의를 해나갔던 군산시가 어느 순간 민간의 영역을 줄이기 시작하였으며, 관리하기 쉬운 주무대 주변으로 부스를 설치하는 등 축제의 동력을 집중시켰다는 것이다.
힘들여 기획했겠지만 실제 현장을 돌아보니 이런 난리가 없었다. 이런 게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양보해도 이번 축제는 실망스럽다.
메인 무대에서는 클래식 공연을 하는데, 그 주변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대상을 재현한 거리패들이 ‘동동 구루무“를 부르짖으며 지나갔다. 객석의 청중은 물론이고 연주자들 또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 너머에서는 버스킹 한다고 고효율 음향을 틀어대고 있었으며, 거리 퍼레이드와 마술 공연의 시간과 동선이 겹치면서 소음에 혼란에 공연자나, 시민이나, 관광객이나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나가는 시민은 음악 소리인지 소음인지를 분간 못했으며, 어린 아이들은 소음에, 혼란한 사람들에 질린 표정이었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고,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물론 보기에 따라서 잘됐다는 측도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옹’하는 건 안된다. 천막극장 사전 설치와 무늬뿐인 공개경쟁 입찰을 보면서 내심 미심적은 바가 있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특정 업자가 도로를 가로막고 군산시 행사인척 한 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이번 기회에 축제의 기본부터 뜯어 고치기를 바란다.
정실 시비가 일어나지 않고 공정하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공무원 조직으로 어렵다면 지금이라도 관광 재단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채명룡 / 2018.09.18 18: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