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안정적 운영방안 시급
“문화마을로 자리 잡아야”
지난 4월 30일 신흥동 말랭이마을을 다시 찾았다. 말랭이마을 래지던스에 창작의 둥지를 튼 작가들이 주민과 방문객들을 만나는 첫 ‘입주작가 잔치마당’이 열리는 날이다.
일본식 가옥 뒤편에서 마을까지 올라가는 길에 잔치마당을 알리는 안내문이나 홍보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을골목 사이사이 공간에 몇 개의 파라솔과 사람들이 보이자 행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 같았다.
작가 박 모니카 씨는 “동네골목잔치라는 제목을 걸었지만 첫 행사이니 군산시의 전체 홍보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와주길 바랬다. 주말마다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있어 어린이를 위한 ‘봄날의 산책 책방그림그리기’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1미터 마술’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문팩토리(문태현 마술사)의 마술시범이 짬짬이 이어졌다. 마술공연은 어른과 아이들 모두 신기해하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작은 규모이지만 꼼꼼히 준비했고 반응도 좋아 보였다.
그 외 서양회화와 캘리그라피 작품 몇 점이 전시돼있었으나 해당 작가들은 현장에서 보이질 않았고, 이현미 작가(한복공예팀 아울)는 전통한복을 변형한 작품과 천연염색 스카프, 주민들이 만든 매듭목걸이 등을 선보였다.
아기자기한 소품 위주의 전시였다.
이 작가는 “관광객들이 적어서 계획했던 한복입기 체험을 못하고 있다. 다음에는 체험위주의 문화 활동과 한복 입고 마을돌기 등을 통해 사진도 찍고 여행지에 온 분위기로 이끌고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현장에 나온 주민협의회(군산시) 관계자는 “마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계속 준비 중이다. 작가와 활동소개를 담은 안내판도 제작 중이다”며 “오늘 첫 시작이니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초기에 이뤄질 사안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작가들은 지난 3월부터 주 1회씩 정기 만남을 통해 협의를 진행해왔다. 지금까지 입주 작가들에게 바라는 시각 역시 담당자마다 달랐다.
작가들과 운영진 사이의 관계와 사업내용 등의 애매모호한 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라며 운영의 미숙함을 지적했다.
작가들은 “행사를 마친 뒤 향후 개선할 것과 발전방향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작가의 창작공간 속에서 발산되는 작품이 말랭이마을의 문화의 씨앗을 달고 날아가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 7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문화마을로 정착되기 위해서 시간에 쫓기는 단발적인 사업이 아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행정과 운영방안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승호 / 2022.05.06 09: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