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그림
지역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2016년 환경개선사업
설치된 트릭아트와 조형물, 무관심 속 방치
일부 상인들 “사업 취지 좋으나 관리 안 돼 아쉽다”
1990년도 후반 군산시 상권 중심지인 나운특화거리(나운동과 대학로 일대).
지난 10일 현장을 살펴 보니 적지 않은 수의 상가가 비어 있었고, 인도에 그려진 그림(트릭아트 등)이 색이 바래 있었다. 그림 일부는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지워졌다.
한 상인은 “벤치도 만들고 그림도 그려서 손님들이 많이 오길 바랐는데 사실상 잘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나운특화거리 조성사업은 트릭아트, 조형물을 설치하고 유동인구를 늘려 상권 매출을 증가시키자는 취지로 2016년 5월부터 7월까지 정부 보조금을 받아 진행됐다.
군산시는 ‘상권활성화를 위한 특화거리 지정 및 지원조례’ 제7조에 의거, 대학로(나운1동) 상가거리 일부를 특화거리로 지정‧고시했다.
사업비 1억 원을 들여 특화거리를 대표하는 조형물, 간판 정비사업, 조각‧벽화 등 문화 환경 조형물, 문화‧취미 전시부스, 소규모공원 분수대 등 시민 휴식공간 등을 조성할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다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가번영회 일부 회원들과 조형물 제작자 측의 갈등이 불거졌고, 현재까지 조형물 관리가 수 년째 되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사업이 흐지부지된 배경이기도 하며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상인들의 “작품료에 비해 그림이 기대치와는 다르다”, “부산 등 선진지 견학을 갔다 온 것에 비해 결과물이 별로”라는 불만과, 작가들의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밤을 새 가면서 작업했다”는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채 그림과 조형물은 수 년 째 방치됐으며, 바닥에 그려진 그림들은 나날이 흐려지고,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있다.
시민문화회관 맞은편 매장 주위에 팬더와 백설공주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고, 2층 여유 공간에 사랑방을 만들 계획도 흐지부지됐다.
군산시 역시 특화거리 조성 후 이곳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사업 시행자인 상가번영회가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려고 수 개월간 만든 건데, 완전히 관리가 안 되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려진 그림이 지워지고, 관리가 되지 않아 아예 덮어버린 곳도 있다”며 “사업의 취지는 좋았으나 효과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김혜진 기자
김혜진 / 2021.06.16 10: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