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군산항과 장항항 사이의 항로를 준설한 뻘을 버리기 위해 만들어진 해망동 앞 준설토 투기장 금란도가 훨훨 날아 침체된 군산지역에 황금비를 내려줄 것인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을 계속하는 가운데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군산과 서천군민들에게 시우너한 사이다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해양수산부·전북도·충남도와 함께 금란도 개발을 두고 갈등을 빚어 온 군산시와 서천군이 군산항·장항항 재개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는 뉴스이다.
해마다 준설토가 버려지면서 금강 하구 군산 해망동 앞에 여의도 면적의 약 70% 수준인 약 60만평(202만㎡)이나 되는 알토란같은 땅이 만들어졌다.
2014년 황금알을 낳는다는 의미의 ‘금란도(金卵島)’라는 지명과 함께 지번까지 부여되었고, 군산시는 체육 시설 등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얼굴을 맞댄 서천군이 실뱀장어 어장 피해 등 금강하구 생태계 문제를 들고나와 실제 개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처럼 금강하구의 개발 문제는 어느 한쪽이 추진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이번 상생협력처럼 양측이 다 찬성해야 주무부처인 해수부부터 움직일 수 있으며 양 도시도 따라올 수 있다.
군산시와 서천군의 상생을 위한 협력은 비단 금란도 재개발 문제에만 국한될 일이 아니다.
충남과 전북으로 갈려 있고 정치적인 지향점이 다르다고 하지만 경제권과 문화권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번 기회에 세세한 부분까지 소통과 협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2000년대까지 냉랭하던 양 도시는 지난 2018년 동백대교가 개통되면서 군산과 서천의 상생 협력 문제가 강임준 군산시장과 노박래 서천군수 사이에서 논의되는 등 상당히 우호적인 온도로 변화하였다.
금란도 재개발은 '제3차 항만 재개발 기본계획' 반영이 우선인데 ‘군산시와 서천군의 합의’가 선행 조건이었다는 후문이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양 도시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장항항의 재개발 사업과 금란도를 비롯한 군산내항의 항만 친수공간을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같이 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년 이상 해묵은 갈증이 해소되는 듯 하다.
비단 항만 재개발에만 양 도시가 협력할 게 아니라 모든 분야로 확대하자는 주장은 그냥 하는 게 아니다.
이미 지난 4월 ‘금강 하구 그랜드 마스터풀랜 수립 용역’을 양 시군이 함께 추진하기로 하고, 금강의 공동 활용과 체계적인 발전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좀 더 기름을 붓자는 말이다.
‘미래의 땅’ 금란도 개발 또한 군산만의 이익물로 보지 말고 서천군과 함께 공동의 이익을 위해 계획하고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상생 협력이 될 것이며, ‘금란도’ 개발로 군산과 서천 지역에 황금의 비가 골고루 뿌려지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채명룡 / 2020.12.31 10: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