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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의 창) 답답한 날

    채명룡 ml7614@naver.com

    • 2020.05.14 10:01:22

    (데스크의 창) 답답한 날

     

    이제 한숨 놓기로 했다. 그런데 불안의 씨앗은 확인해보지 않아도 제발로 찾아 온다더니 안타까운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앞 날이 걸렸던 지난 6일 동안의 연휴.

    코로나 집단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가슴 졸이면서 스쳐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국민 경제가 비틀거리니 어쩔 수 없이 생활속 거리두기를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때 이른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3개월만에 돌아 온 작은 자유가 기꺼웠다. 생활 속에서 전염병과 공존해 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 다행이다 다행이다고 가슴을 쓸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저절로 사멸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만큼 지금부터는 젖먹이 아기라도 깨울라 살금살금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땅에서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졌구나 하는 안도감이 슬금슬금 다가올 수 있기에 더욱 고삐를 조여야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녀석은 언제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만사불여 튼튼이다. 꺼진 불도 다시보고, 두꺼운 얼음장이라해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5월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었다.

    우리가 자유를 즐기던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마스크 끼고, 여럿이 모이는 걸 피하며, 종교 행사도 되도록 멀리하는 등 불편한 생활을 견디어야 하며, 사회와 직장에서 주는 시련의 덤불들을 모아 한꺼번에 날릴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자도 이 봄 날,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언덕 아랫녘 즈음에서 너와 나 우리들이 손잡고 거니는 날을 손꼽고 있었다. 누군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시련은 항상 겹쳐서 오며, 불행은 눈치도 없다는 걸 가슴에 새기기도 전에 일은 시작되었다. 안심하긴 이르다는 말이 끝나자마자 였으리라.

    물론 젊은이들의 활화산같이 터져 나오는 욕구의 분출과 끼를 나무라기만 해서는 안될 일이다. 월세를 내야하거나 인건비를 줘야하는 업소측의 안타까운 심정도 이해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모두가 대한국민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비상식적인 인간관계가 벌어지고 있는 그런 업소에서 공공연하게 낯부끄러운 행태들이 벌어졌다는 소식들은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들을 비롯한 일탈의 행위들만 탓하기엔 오늘의 세계가 너무 암울하다.

    오늘의 군산은 서울을 바라보기에도 버겁다.

    외부 혹은 외국에서 입국자를 제외하면 아직은 이 지역 거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없는 청정 군산이라고 자위도 해본다.

    대구의 감염환자 66명을 받아서 치료했던 군산의료원도 정상화를 향해 달려가던 중이었다. 청정지역이라는 은근한 자부심도 있었지만 외지의 환자들이 들어오면서 나름 불안도 했었다.

    그런 가운데 생활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오랜만에 돌아 온 평온을 즐기기엔 군산의 경제가 너무 위태롭다는 생각도 했다. 실직 가장들이 넘쳐 나기에 하늘이 너무 샛노랗다고 느꼈다.

    이제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매야 한다. 비와 바람 불러내는 건 전염병 영향만은 아니다. 모두가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생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갑을 여는 일, 실직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마음의 지지를 보내는 일이 그렇다.

    바라보기에 안쓰러울지는 모르지만 시퍼렇게 날 선 전염병이 우리 집 문턱을 넘지 못하도록 서로 서로 뭉쳐야 한다. 그래서 이 땅 위에서 안녕 코로나할 때까지. 그리고 군산 경제가 다시 고개를 들 때까지.

    채명룡 / 2020.05.14 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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