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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명문 보건계열 사학, A대학 가족 경영 논란

보건계열 A대학 인수자의 가족들이 대학 요직을 차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출처=pixabay)​

법인이 임명했던 전 고등학교장, 법인 이사장 역할

재정 기여자의 가족 4명, 대학 핵심 요직 근무

가족 경영 민원 제기, 관선이사 파견 등 후폭풍 가능성

쌍천 이영춘 박사 설립한 뜻 망칠까 ‘우려 높아’

군산지역 보건계열 명문 A대학 재정 기여자(인수자)의 가족들이 대학 요직을 차지하고 사실상 가족 경영 체제를 굳힌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른바 사학의 족벌경영 체제에 대해 교육부는 엄단 의지와 함께 문제의 법인에 대해서는 관선이사 파견 등 강력하게 대처하는 추세이어서 주목된다.

14일 학교법인 B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학교의 주요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이사회가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개최하고 있다,”면서 민원 제보를 해왔다.

그러나 A대학 측은 10월말 1차 답변서를 통해 “이사회 개최는 공고가 아니라 이사에게 (등기우편) 통지하는 것이며 관련법과 교육부 지침에 따라 운영되며, 10월말 이사회 개최에 법적 하자가 없다”라고 답변했다.

제보 내용을 확인한 결과 인수자의 가족인 김ㅇㅇ총장이 12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고, 그녀의 첫째 아들이 부총장, 둘째 아들이 ㅇㅇ단장, 셋째가 ㅇㅇ처장, 조카 김ㅇㅇ이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또 대학 측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10월의 이사회에서 둘째 아들을 총장으로 내정했다가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C모씨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내부 소식통에 의해 알려졌다.

A대학 측은 지난 답변서에서 “신임 총장은(둘째 아들을 지칭)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혁신 전문가이며 대학구조개혁에 실무자로 참여한 바 있다.”면서, “우리 학교의 의식 있는 많은 사람은(이사회를 지칭) 미래를 위해 그를 총장으로 추천했다”라고 밝혀 왔다.

또 산업협력단 신산업 단장으로 취임했다는 데 대한 사실확인 요청에 대하여 “그(둘째 아들)는 산학협력단장에 취임한 사실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11월 10일자 2차 답변서를 통해 “산학협력단은 산촉법에 따른 별개의 법인이며 특별채용이 ‘특별한 게 아니라’ 여러 기업과 수많은 대학의 규정에 적용되고 있다. (중략) 정관 제79조와 재87조의 3에 따라 혁신전문가로써 특별 채용에 해당하지만 직원으로 공개 채용한 바 있다.”라고 말을 바꿨다.

특정인에 대한 인사 의결, 대학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이 대학의 대소사에 재정기여자 가족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느냐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8조(이사회의 소집)에는 “이사장은 법 제17조 1항 및 2항에 따라 이사회를 소집할 때에는 회의 7일전까지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인터넷홈페이지 등에 소집 일자, 장소 등을 공지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본지는 또 대학 측에 “학교 법인의 가족들이 명문 사학의 요직에 근무하면서 사실상 사학 재단의 사유화가 우려된다.”며 대학의 입장을 요구했다.

대학 측은 “둘째 아들은 ㅇㅇㅇ원장이나 ㅇㅇ단장으로 근무한 적도 없고 대학의 어떠한 채용과정에도 관여한 바 없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본지의 질의 내용과 관련하여 “명예 훼손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면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거나 권리 남용, 사회윤리 등을 침해하는 경우 거짓 정보 유포자와 함께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에 대해 사학의 가족 사유화를 지적해 온 관계자는 “농촌 중심 보건 의료인력 양성을 위하여 학교를 설립하였던 쌍천 이영춘 박사의 뜻이 망가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와 감사원 등 관련 기관의 정밀 감사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재단의 가족 사유화, 교비 지출 문제, 임금 체불, 편법 학사 운영 등이 원인이 되어 군산의 서해대학교, 남원의 서남대학교, 대구 미래대학교 등이 이미 폐교된 바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이사장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의 관계에 있는 사람은 학교의 장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으나, 이사회가 정수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 교육부에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말썽이 난 대다수의 사학들은 이 예외 조항을 악용해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을 직접 임명하는 방식을 인용하거나 악용하는 걸로 추정된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019년 ‘사학혁신 추진 방안’을 통하여 사학의 족벌경영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사학 설립자의 친인척들 간 사학 대물림 때문에 비리와 인사 전횡, 교육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채명룡 / 2023.11.14 15:3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