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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암 시인의 시집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

    채명룡 ml7614@naver.com

    • 2019.12.11 10:24:49

    이소암 시인의 시집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

    - 깔끔한 그녀, 새벽이슬 닮은 작품

    - 선문답 안에 숨겨 놓은 그리움

     

    소암’, 그녀는 항상 다소곳하다. 나이 들면서도 깔끔함을 잃지 않는 성격답게 글도 깔끔 상큼하다. 이번 세 번째 시집에 올린 작품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리움아니었을까.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시집 제목도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이다.

    한편의 시가 탄생하기까지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여러 시편들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펄럭이는 푸른 깃발처럼 마음의 불길은 아슬 하기에 속절없는 내 마음의 커튼을 닫아건다.”봄을 닫다에서부터, “잊을만하면 뒤 안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그리움혹은 훌훌 털고 그대 앞에 마주서고 싶었던 가슴 속의 열정을 녹여 지금부터 까불지 말기로 해요’”라고 갈무리해 버리는 약속이거나. 얼핏 보면 진부하다 싶지만 그 안에서는 그리움과 다감함이 밀당을 벌이는 순정의 녹음이 짙게 배어들어 있음을 발견한다.

    상투적인 제목인 빗방울’, ‘기다림’, ‘봄소식’, ‘봄길’, ‘옛사랑’, ‘동백’, ‘진달래꽃’, ‘상사화’, ‘약속’, ‘안부’, ‘폭우’, ‘눈꽃’, ‘새날등등을 보노라면 거시기하다가도 도처에서 번뜩이는 그리움의 이미지 앞에 가슴이 얼얼해진다.

    (?)스럽게 비쳐지기도 하지만 시행을 좇아가면 선입견이었음을 금방 깨닫는다. 날줄과 씨줄의 틈바구니에서 글자 한자 한자를 아끼려고 얼마나 많은 고뇌의 밤을 새웠을까. 문득 그녀의 숨소리가 느껴졌다.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작품을 쓰는 시인이 곁에 있다는 건 군산 문단의 흥복이다. 전북작가회의에만 다니는 그녀의 일편단심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녹녹치 않은 문단 이력이지만 여전히 소녀감성이다. 한편으로 고지식하기도 하고, 시인답지 않은 냉정함을 보는 반전의 매력이 이 시집의 또 다른 맛이다. 그리고 두 번 아니 세 번쯤 읽어보면 그렇구나 하게 만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더해서 세상을 향해 물음을 던지고 답하는 선문답의 경지를 작품 곳곳에 만들어놓으니 그렇지하고 무릎을 치게 않을 수가.

    깔끔한 그녀의 외모에 속지 마시라, 독자들이여. 이쁨에는 가시가 있느니. ‘새벽이슬같은 이번 작품들의 겉만 보지마시길. 그녀의 살아온 날들의 시련과 아픔과 미련과 애틋함이 모두 들어 있으니. 쉽게 읽지 말고 꼭 한 줄씩 음미하시라.

    그러면서도 좌판 위에 놓인 명태 ... ... 이불 덮고 쉬고 있구나라고 표현한 부고(訃告)’의 작품처럼 세월 속에서 스스럼없는 그녀의 원숙미를 보는 건 덤에 덤이다.

    정갈한 그녀만의 틀이 이번 시집을 통하여 만개한 느낌이다. 그러나 소암시인이여. 다음 시집에서는 똑 똑 떨어지는 고정의 틀을 벗어놓기를. 그래서 때때로 비틀거리거나, 고소하거나 그러다가 울고 웃는 원초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시라. 어쩌면....무리이겠지만 말이다.

     

     

    채명룡 / 2019.12.11 10: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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