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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엔젤) 51화 - 나와 나와 나

    임규현

    • 2019.08.20 15:09:52

    (프로젝트 엔젤) 51화 - 나와 나와 나

     

    진우의 대기실은 진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대화를 트기 시작한 그들은 정작 중요한 일을 잊고 서로의 호구 조사에 들어갔다. 준비되어있는 과자와 음료수까지 먹어가며 이야기는 점점 더 깊어졌다.

    지금 아직 대학생인가?”

    대학은 졸업했고, 얼마 전까지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었지.”

    공무원 시험? 왜 그런 걸 했어?”

    그럼 뭘 해야 했는데? 딱히 떠오르는 거라도 있어?”

    난 당연히 취업할 줄 알았지. 공무원 시험은 상상도 안했는데. 좀 더 활동적인 일이 재미있잖아.”

    어린 진우가 중얼거렸다. 과거와 현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미래로 향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미래의 진우가 집었던 과자를 입에 넣으며 말했다.

    난 공무원 아니야.”

    뭐라고?!”

    심장이 떨어진 현재의 진우가 소리쳤다. 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그럼 결국 공무원 도전이 실패한 거야?”

    ……그런 것 같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어떤 것 같냐?”

    미래가 과거에게 물었다. 현재의 진우와 과거의 진우가 눈빛을 주고받았다. 답은 어렵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솔직함이 두려웠을 뿐이었다. 현재의 진우가 한숨을 쉬며 물었다.

     

    언제 그만 둔거야?”

    “2년쯤 했는데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다른 일을 찾았어.”

    지금 하는 일은 뭔데?”

    과거의 진우가 끼어들었다.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빛이라도 찾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정말 듣고 싶어? 안 듣는 편이 좋을 텐데. 나도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니까.”

    자신이 자신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해버린 이상한 상황에 봉착하자 분위기가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우린 뭐가 문제일까?”

    현재의 진우가 중얼거렸다.

     

    네 탓이야.”

    미래의 진우가 대답했다.

    내 탓이라면 네 탓도 되고, 네 탓도 되는 거야. 누워서 침뱉기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거야?”

    난 피해자일 뿐이야!”

    가해자겠지!”

    진우가 진우와 진우를 상대로 화를 냈다. 말싸움이 격하게 일어나며 삿대질이 시작됐다. 곧 몸싸움으로 번졌고 부실한 대기실이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 그 사이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임규현 / 2019.08.20 15: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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