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5번’을 아시나요?
드라마 제목이 아니라 중학교 진학을 구슬을 뽑아 결정하던 1970년대의 구슬 이름이다. 군산영명중학교 75년 입학동기들은 ‘파랑 5번’을 뽑아 동창생 친구가 되었다.
고판남 세풍그룹 회장이 (재)경암학원을 설립 제일중·제일고를 만들기까지 군산 구암동 한국합판과 세대제지 사이의 현 세풍아파트 자리에 영명중학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중학교를 이른바 뺑뺑이로 진학했던 1975년도의 일이다. 당시 초등(국민)학교를 졸업했던 대학 입학 ‘81학번’들 중에서 ‘파랑 5번’에 대한 슬픈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당시 구암동이 집이었던 기자는 주황 2번을 뽑아 남중으로 진학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장 가고 싶지 않은 학교로 초라하고 시골스런 영명학교를 꼽았다.
영명학교는 일제 강점기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로 ‘3·5 만세운동의 중심’이 되는 등 해방 전후 이름값을 톡톡히 했던 학교였다.
1975년 당시에 대부분의 다른 중학교는 7~8개 반 이상을 모집하였는데 이 학교만 2개 반을 모집하였다. 폐교의 위기를 견디며 졸업한 최소 숫자의 동창생을 가진 게 바로 이들이었다.
2018년 9월 1일, 개정면 발산리의 시골집에서 120명의 동창생 중에서 40여명이 모인 1박2일 동창회가 열렸다. ‘파랑 5번’ 친구들은 3년 전부터 만나기 시작하였고 1,400여만원의 기금도 모았다.
동창들은 “그립던 친구들 20여명이 벌써 유명을 달리했다.”면서, “평범한 친구들의 이름으로 회비를 모아 여행도 하면서 좋은 일에 쓰려고 한다.”고 했다./채명룡 기자
채명룡 / 2018.09.05 08:5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