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다보면 사안의 긴급성에 따라 불가피하게 시청의 예산(시민의 세금)이 투입될 수 있다.
이 가운데는 대상자나 업체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중에 다시 반드시 회수해야만 하는 사안이 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보면 담당 직원들도 다 바뀌고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억원,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민원이라도 기억 속에서 잊혀져 시민의 세금이 사라진다면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사례1)지금 군산시 경장동 에이본(AVON)군산호텔(구 세빌스군산호텔, 군산관광호텔)에서 오는 9월 오픈을 목표로 컨벤션 센터를 짓고 있다.
이 컨벤션 센터 부지가 조성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군산의 관문, 교통의 요지로 한 때 평당 최고 1,000만원을 호가하던 이 부지에 광주 M건설사가 2009년을 전후하여 백화점을 건축하여 20년 운영한 뒤에 호텔 측에 기부체납(양도)하는 조건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회사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후 지하터파기 공사를 한 곳이 저수지(웅덩이)로 위험하게 방치됐다.
그러던 어느 날 시트파일과 철근 H빔을 설치한 업체에서 공사비를 못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철거하는 것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안전사고와 주변 지반 붕괴 등 대형사고를 우려하여 지역 K시의원, 경찰서, 시장에게 다급하게 민원을 제기하여 긴급 공사를 실시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군산관광호텔도 휴업중이었으며(전기도 단전), 광주 M건설사도 떠나버린 상태라 결국 ‘공사비는 시청에서 우선 투입하고 나중에 건축허가가 다시 들어오면 그 때 받는다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나 이 자리에 지금 호텔에서 컨벤션센터를 짓고 있는데, 당시 웅덩이 매립공사에 투입된 ‘시민의 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없자
웅덩이 매립공사 상황을 알고 있는 시민 김모씨는 이와 관련된 민원을 지난 6월에 냈으나 시청 건축경관과에서는 “ 확인 결과 건축주가 자체 공사비용을 들여 매립했다”는 답변이 왔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은 “당시에 호텔도 문을 닫고,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서 자체 비용으로 매립공사를 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철저히 파악해서 현재 호텔로부터 공사비를 회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청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했다.
당시 군산관광호텔의 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던 M씨는 “백화점 건축은 호텔 대주주가 광주 건설사와 비공개적으로 추진하다 중단된 일이라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또한 호텔영업도 중단된 상태여서 웅덩이 매립공사를 자체적으로 할 형편도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지난 23일 전해왔다.
(사례2) 군산시광역쓰레기매립장이 확보되기 전까지 사용한 내초도 옛 쓰레기 매립장은 추가 매립장을 확보하지 못해 쓰레기를 산처럼 쌓아 놓았던 곳이다.
이 생활쓰레기를 다른 매립장이 확보되면, 군산시와 당시 쓰레기처리업체와 공동으로 비용을 들여 처리하기로 합의하고도 비용회수를 위한 조치를 해놓지 않아 결국 해당 민간업체는 폐업하고 관련 계열사는 대표가 바뀌고, 당사자는 사망하여, 결국은 국가의 예산으로 처리하게 된 경우다.
이 내초도 폐기물 매립지는 몇 년 전부터 지정폐기물을 비롯한 가연성 폐기물과 매립 폐기물을 분리하여 현재 광역 매립장에 일명 ‘공룡알’로 불리는 하얀 포대에 쌓여있다.
회사가 운영될 당시에 협약에 따라 절반의 비용을 추징하는 확실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다가 업자는 수십억원의 혜택을 본 만큼 군산시는 손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
시민의 세금을 끝까지 회수하려는 시청직원의 의지부족, 직원들의 책임의식 부재 때문에 세월이 흐르고 직원이 바뀌면 업무 인수인계도 제대로 되지 않아 회수해야 하는 돈, 많게는 수십억원의 시민의 돈도 사라진다.
/허종진 기자
허종진 / 2018.07.26 10:51:22